백종원도 화낸 '뚝섬 경양식집', 시청자들이 지쳐가는 이유
[오마이뉴스 권진경 기자]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아래 <골목식당>)에는 언제나 일명 '욕받이'가 있다. 필동 국숫집이 그랬고, 해방촌 신흥시장 편에서는 원테이블이 그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반면, <골목식당> 뚝섬편에 등장한 음식점들은 모두가 욕받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엉망진창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방송이 시작되고 한달이 지난 후, 음식점으로 갖춰야 할 기본기 부족으로 백종원과 시청자들의 질타를 받았던 <골목식당> 뚝섬편 식당들은 예정된 수순처럼 환골탈태한 모습을 보여주며 해피엔딩을 맞이했다. 하지만 끝까지 웃지 못하고 욕받이로 남게 된 음식점도 있었다.
백종원마저 당황하게 만든 것은 바로...
▲ 지난 20일 방영한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뚝섬편 한 장면 |
ⓒ SBS |
때마침, <골목식당> 필동편에서 백종원에게 함박 스테이크 비법을 전수받았던 함박 3인방이 메뉴 연구 차 테이의 수제버거집을 방문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이 소식을 듣고 필동 함박 스테이크 집과 뚝섬 경양식집과의 만남을 주선한 백종원은 함박 3인방이 함박 스테이크 만드는 비법을 경양식집에 알려줬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췄고, 함박 3인방 역시 백종원 부탁에 흔쾌히 응하며 훈훈하게 마무리되는 듯했다.
<골목식당> 필동편 방영 당시 '모범생'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함박 스테이크 요리법 개발에 많은 정성을 기울였던 필동 3인방은 오랜 노력 끝에 터득한 스테이크 레시피를 뚝섬 경양식집 측에 고스란히 알려줬다. 경양식집 사장 또한 함박 스테이크 만드는 법을 열심히 배우는 듯했다. 하지만 얼마 뒤 가게 운영을 재개한 뚝섬 경양식집은 필동 3인방의 노하우를 전적으로 따르지 않았고, 필동 3인방의 레시피를 그대로 따라할 수 없다면서 자기만의 방식을 고집하는 모습을 보여 백종원과 시청자들을 당황하게 했다.
▲ 지난 20일 방영한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뚝섬편 한 장면 |
ⓒ SBS |
시청자들마저 화를 낸 이유
뚝섬 경양식집이 논란이 된 것은 백종원이 제시한 솔루션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은 아니다. 백종원이 비법을 알려줄 때는 모두 다 귀담아 들으며 수용하는 자세를 취하지만, 정작 백종원의 지적사항을 따르지 않는 경양식집의 이중적인 모습이 백종원과 시청자들을 화나게 한다. 음식에 대한 백종원의 생각과 주장이 100% 옳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수십 년 동안 요식업에 종사하며, 대한민국 외식업계 트렌드를 이끌었던 백종원의 노하우와 철학은 이제 막 요식업계에 발을 디딘 초보자에게는 큰돈을 주어도 구하기 어려운 귀중한 경험이다.
만약에 뚝섬 경양식집이 음식의 맛과 운영에 있어 어느정도 궤도에 오른 식당이라면 자신이 필요한 것만 받아들이는 방식이 이해될 수도 있겠다. 허나 <골목식당> 뚝섬편 첫 방영 당시 기본적인 식자재 관리와 조리법부터 엉망으라는 지적을 받았다. 방송에 나온 경양식집의 이유를 알 수 없는 고집은 시청자들의 '화'만 돋울 뿐이다.
▲ 지난 20일 방영한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뚝섬편 한 장면 |
ⓒ SBS |
제작진들의 취재 및 사전 조사 등으로 출연 식당을 선정했던 이전 방식과 달리 <골목식당> 뚝섬편은 모두 출연식당들의 자발적 제보 하에 방송이 이뤄졌다. 때문에 아무리 식당 운영 경력이 많지 않다고 한들, 기본이 되지 않았던 뚝섬편 음식점들의 출연은 시청자들의 적지 않은 불편함을 유발했고 한동안 뚝섬편 식당들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골목식당> 뚝섬편에 등장한 대다수의 식당들은 백종원의 지적에 부딪치고 깨치며 전보다 한결 나아진 모습을 보여줬지만, 배움과 수용에 있어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준 경양식집만은 그러지 못했다. <골목식당> 역사상 희대의 욕받이 캐릭터만 남긴 뚝섬편이 시청자들에 안겨준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개운치 못한 뒷맛만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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