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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함무라비' 류덕환 "연기 잘하는 배우? 그보다 더 좋은 건"

윤효정 기자 2018. 7. 21.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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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로데오역 인근 카페.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 배우 류덕환 인터뷰. 2018.7.18./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배우 류덕환은 지난 16일 종영한 JTBC 월화드라마 ‘미스 함무라비’(극본 문유석/ 연출 곽정환)에서 ‘판사계의 안테나’ 정보왕 역을 맡아 열연했다. 능청스러운 연기부터 간질간질한 짝사랑 연기까지 다양한 모습을 찰떡같이 소화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류덕환과 이엘리야의 달달한 로맨스 연기는 시청자 가슴까지 설레게 만들며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그뿐만 아니라 김명수, 고아라, 성동일 등 등장 인물들과 남다른 연기 호흡을 자랑하기도 했다. 류덕환은 전역 후 복귀작인 '함무라비'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류덕환은 지난 1992년 ‘뽀뽀뽀’로 데뷔했다. 대중에게는 귀엽고 앳된 모습이 그의 첫인상.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 속 섬세한 소년 오동구를 지나, OCN 첫 장르물 시리즈 ‘신의 퀴즈’ 속 한진우에 이어 ‘미스 함무라비’ 정보왕까지. 류덕환이라는 이름에 차근차근 신뢰를 쌓아 올린 오랜 시간들이었다.

지난 19일 드라마 종영 기념 인터뷰를 위해 만난 류덕환은 유쾌한 입담과 넉살이 늘었다. 정보왕이 남긴 흔적이면서 어느덧 30대에 접어든 나이도 한몫했을 터. 서른 하나, 류덕환의 지금은 어떨까.

Q. ‘미스 함무라비’를 잘 마친 소감은.

“촬영 끝난 지 오래 됐다. 여행도 다녀와서 끝난 지 되게 오래 된 것 같은데 얼마 전에 종방연 다 같이 만났다. 어색할 줄 알았는데 막내 스태프들까지 너무 반가운 거다. 술판이 난리나게 벌어져서 너무 즐겁게 마무리한 기억이다. 그때 내가 정말 행복하게 작품했다는 걸 느꼈다. 그렇게 한 명도 빼지 않고 반가운 현장, 즐겁게 일한 기분은 오랜만이었다.”

Q. 전역 후 첫 복귀작이라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지 않나. 부담감이 컸을텐데.

“부담감은 별로 없었다. 일을 열심히 할 때도 있고 결과가 안 좋을 때도 있고 그런 건 신경쓰지 않는다. 군대에서도 잘 지내다 왔다. 나름 누구보다 톱스타로 2년 살았기 때문에 (웃음) 그냥 열심히 군생활을 했다.”

Q. 어떤 작품을 봤나.

“친한 안재홍이 나오는 ‘쌈 마이 웨이’도 ‘청춘시대’도 봤다. (군생활에 힘이 되어준 연예인이 있나) 많다. 그때 활동한 아이돌들은 다 포함되는 것 같다. 군대 가기 전에 레드벨벳과 광고를 찍은 적이 있다. 그때 그분들은 신인이었다. 광고를 찍고 군대를 갔는데 바로 후회했다. ‘레드벨벳과 친해질 걸’ (웃음)”

압구정 로데오역 인근 카페.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 배우 류덕환 인터뷰. 2018.7.18./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Q. ‘미스 함무라비’에 대한 호평이 많았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어떻게 봤나.

“모니터를 거의 하지 않았다. 원래 그런 편이다. 댓글이나 기사도 잘 안 본다. 반응을 보게 되면 생각이 더 많아질 것 같아서 안 보기 시작했다. 나는 원래 나에 대해 만족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남들이 잘 했다고 하더라도 나는 크게 못 느낀다.”

“이번에 만난 배우들이 나이는 어려도 자신의 색깔이 확고한 친구들이어서 맞춰줄 것도 없었다. 또 감독님도 정보왕이라는 캐릭터가 어떻게 보였으면 하는지 정확하게 잘 알려주셔서 연기하기 좋았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서 제일 좋았던 현장이다.”

Q. 정보왕이라는 인물이 코믹한 면도 있으면서 로맨스도 있고, 그러면서도 드라마의 톤과 동떨어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배우로서는 고민이 많았을 것 같은데.

“코미디가 제일 어려운 연기인 것 같다. 지극히 내 기준이다. 코미디를 잘 한다는 것은 그만큼 잘 논다는 거다. 기본적인 센스도 필요하지만 그걸 들키지 않고 정말 자연스럽게 할 수 있어야 한다. 아예 스트레스를 안 받기 위해서 뭐든지 현장에서 만드는 게 많다.”

Q. 류덕환에 대한 대중의 첫 반응은 '연기 잘 하는 배우'라는 거다. 무슨 역할을 맡겨놔도 잘 해낼 것 같은 배우라는 신뢰도가 있다. 그것이 배우에게는 좋으면서도 부담되는 말일 것 같은데.

"사실 '연기를 잘 한다'라는 칭찬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너무 감사한 말인 것은 맞다. 예전에 내가 '신의 퀴즈'라는 드라마를 한 후의 일이다. 밖에 있는데 고등학생 친구들이 '신의 퀴즈' 이야기를 하더라. 실제로 그 드라마에 나온 내가 앞에 있는데 내가 연기하는 역할(한진우)에 대해서, 드라마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하는 거다. 이보다 행복할 수 있을까 싶었다. 연예인으로서는 굴욕이지만 (웃음) 어쩌면 내가 원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함무라비'로 예를 들자면 류덕환이 아니라 정보왕이 떠오른다면 그 시간만큼은 정보왕으로 살았다는 이야기 아니겠나. 그보다 행복한 일은 없을 것 같다. 연기는 결국 기술이다. '류덕환이 연기를 잘 했네'보다 류덕환이 연기한 인물로 보이고 싶다는 이야기다."

압구정 로데오역 인근 카페.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 배우 류덕환 인터뷰. 2018.7.18./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Q. 데뷔한지 25년이 넘었다. 동료들에 비하면 경력이 엄청나다. 그것이 무겁게 느껴지진 않나.

"그냥 그들보다 조금 일찍 시작한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현장에서 여러가지 낯선 것을 받아들이는 속도가 더 빠를 수는 있겠다. 일찍 시작한 것이 득이 되는 것도 없고 실이 되는 것도 없다. 연기는 배우가 사람을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Q. 배우로서의 고민이 있다면.

“작품을 하면 할수록 모르겠다. 할수록 잘 한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연기는 그냥 그랬는데 작품은 재밌다고 하는 분도 있고, 흥행은 잘 됐는데 마음에 들지 않기도 하고. 늘 내가 원했던 것들을 했는데 사람들의 반응은 다 달랐다. 그렇다면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닌, 관객이 원하는 것에 대해 생각을 한 적이 있나? 관객들은 뭘 원할까. 그것에 초점을 맞추면 정답인 걸까? 늘 생각한다."

"지금 느끼는 나의 대답은, 이제는 나도 관객들이 류덕환이라는 배우에 대한 믿음을 가져준다면 그 믿음을 믿고 조금 더 다양하고 두려움 없이 진솔한 나를 드러내도 되겠다는 생각이다. 이제는 조금 더 나아가도 되지 않나 싶다."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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