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션샤인' 김은숙의 진짜 페르소나? 김민정 언어에 주목하라[TV와치]

뉴스엔 2018. 7. 16.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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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지연주 기자]

tvN 주말드라마 '미스터 션샤인'(극본 김은숙/연출 이응복) 속 김은숙 작가의 페르소나는 누굴까? 바로 김민정이다. 김민정은 '미스터 션샤인' 속 인물들의 관계를 꿰뚫어 보면서 작품 곳곳에 앞으로 펼쳐질 전개에 대한 암시를 심어놓았다. 그래서일까. 김민정의 언어에 주목하면 앞으로 '미스터 션샤인'이 나아갈 방향이 보인다.

김민정이 극중 맡은 역할은 쿠도 히나다. 쿠도 히나는 늙은 거부에게 팔려오듯 시집온 조선 여성 이양화로, 남편이 죽은 후 상속받은 글로리호텔을 운영하는 주인이다. 쿠도 히나가 운영하는 글로리호텔은 조선의 모던보이들의 아지트로 미군 장교 유진 초이(이병헌 분), 친일파 구동매(유연석 분), 한량 김희성(변요한 분) 그리고 세 남자와 관계가 깊어가는 고애신(김태리 분)이 모이는 곳이다. 즉, 쿠도 히나는 모든 인물이 관계를 맺고, 갈등을 쌓아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관찰자인 셈이다.

▲"조선 모든 권력은 남성에게 있으나, 그 남성들은 죄다 글로리로 몰려든답니다"

쿠도 히나는 첫 등장부터 남달랐다. 쿠도 히나는 호텔 여직원이 희롱당하자, 거침없이 남성 손님의 손목을 깨진 접시 조각으로 그어버렸다. 여직원은 울면서 쿠도 히나에게 "저 때문에 이 귀한 접시가 깨져서 어떡하죠?"라고 걱정했다. 쿠도 히나는 여직원에게 "그깟 접시보다 네가 훨씬 귀하다. 그러니 누군가가 너를 해하려 한다면 울기보다 물기를 택하렴"이라고 조언했다.

쿠도 히나는 글로리 호텔을 궁금해하는 고애신에게 "조선 모든 권력은 남성에게 있으나, 그 남성들은 죄다 글로리로 몰려든답니다"고 설명했다. 쿠도 히나는 아녀자들이 글로리 호텔에서 하는 일을 묻자 "사내들과 똑같다"고 답했다.

쿠도 히나의 대사들은 '미스터 션샤인' 속 여성 인물들의 특성과 김은숙 작가의 극중 여성관을 대변하고 있다. 김은숙 작가는 쿠도 히나를 통해 당시 남성보다 열등한 존재로 취급받던 여성을 존귀하게 대했다. 또한, 남성들이 몰려드는 글로리 호텔의 주인을 여성인 쿠도히나로 설정하면서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여성 주인공임을 드러내고 있다.

▲"새드엔딩은 오래 남는 법이죠. 슬픈 사랑의 끝맺음"

쿠도 히나와 고애신은 기차역에서 처음 만났다. 쿠도 히나는 곤경에 빠진 고애신에게 자기 옷을 빌려주는 호의를 베풀었다. 고애신은 자신에게 호의를 베푼 쿠도 히나의 정체를 궁금해했다. 더욱이 쿠도 히나가 영어와 일어에 능통하다는 점이 고애신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쿠도 히나는 일본인과 결혼했고, 이후 양인과 연애해 두 언어에 능통하다고 밝혔다. 쿠도 히나는 "미망인은 양인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새드엔딩의 주인공이라나"라고 덧붙였다.

고애신이 새드엔딩이 뭐냐고 묻자, 쿠도 히나는 "새드엔딩은 언제나 오래 남는 법이죠. 슬픈 사랑의 끝맺음이니까요"라고 답했다. 고애신을 바라보는 쿠도히나의 묘한 눈빛이 극에 긴장감과 몰입도를 더했다. 쿠도 히나의 새드엔딩 발언은 앞으로 고애신, 유진 초이, 김희성 등 세 남녀의 비극적 관계를 암시하는 듯 보였다.

지난 4회에서는 복수와 애정으로 뒤섞인 고애신, 유진 초이, 김희성의 복잡한 가족관계가 드러났다. 고애신은 김희성과 정혼 관계였으며, 김희성의 부모는 유진 초이의 부모를 때려죽였다. 뿐만 아니라 김희성은 고애신의 아름다운 외모에 한눈에 반했고, 유진 초이도 고애신에게 서서히 애정을 느끼기 시작했다. 특히 4회 말미 유진 초이가 김희성 부모를 죽이기 위해 총을 겨누면서 갈등은 극에 달했다. 과연 세 사람은 쿠도 히나의 말처럼 새드엔딩으로 끝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봐 버렸지 뭐야. 다른 여자를 바라보는 눈빛을. 내가 어떤 여인을 꽉 물지도 모른다는 말"

고애신, 유진 초이, 김희성의 복잡한 애정 관계에 쿠도 히나까지 가세했다. 쿠도 히나는 고애신을 바라보는 유진 초이의 범상치 않은 눈빛을 포착했다. 쿠도 히나는 질투를 느끼며 여직원에게 "봐 버렸지 뭐야. 다른 여자를 바라보는 눈빛을"이라고 말했다. 이후 그 의미를 묻는 여직원에게 "내가 어떤 여인을 꽉 물지도 모른다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첫 만남 이후 고애신에게 계속 호의를 보여왔던 쿠도 히나다. 그러나 유진 초이와의 애정 관계가 얽히면서 쿠도히나와 고애신이 대립각을 세우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이처럼 김은숙은 쿠도 히나의 입을 빌려 작품 곳곳에 여러 암시를 심어 놓았다. 과연 암시들은 그대로 이루어질지 혹은 인물들의 변화와 사랑으로 다른 결말을 이끌고 올지 기대가 모인다. (사진=tvN '미스터 션샤인' 캡처)

뉴스엔 지연주 play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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