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넷플릭스' 대공습..극장은 사활 건 변신중
북&라운지, 친자연 상영관까지 복합문화공간 변신 맞대응..2020년까지 스크린 1만개 확장
■ CGV 영화산업 미디어포럼
이 때문에 최근 극장들은 단순한 영화관에서 벗어나고자 사활을 걸고 변모 중이다. CGV가 2009년부터 추진해 2016년 적자에서 벗어난 '4DX'(오감체험특별관), 2012년께 선보인 다면상영시스템 '스크린X', 4DX와 가상현실(VR) 기술을 접목한 '4DX VR 시네마'가 그 예다. 하지만 이것만으론 불충분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글로벌 OTT 기업들에 관람객을 빼앗기지 않으려면 단순히 영화를 보고, 체험하는 극장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1998년 세운 국내 1호 멀티플렉스 CGV 강변점이 20년 만에 재개관한 것은 이 같은 문제의식의 반영이다. 극장을 복합문화공간, 이른바 '컬처플렉스'로 재탄생시킨 사례다. 10일 오전 CGV 강변점에서 열린 'CGV 영화산업 미디어포럼'에서 국내외 극장 산업의 현주소와 미래상을 모색해봤다.
◆ OTT 플랫폼 공세 본격화
OTT 시장은 지금 전 세계 극장 박스오피스에 버금가는 수준까지 성장해 있다. 10일 미국 영화협회(MPAA)에 따르면 2013년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 매출액은 124억달러로 극장 박스오피스 매출액(359억달러)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 321억달러로 극장 박스오피스 매출액(406억달러)과 엇비슷한 수준에 다다랐다.
서정 CGV 대표는 "한국뿐 아니라 북미 영화 산업도 지난해 관람객이 12억4000명으로 10년래 최저 관람객에 이르며 성장세가 둔화됐다"면서 "그 와중에 넷플릭스·훌루·아마존 프라임·유튜브 프리미엄 등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들은 극장 박스오피스에 육박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 컬처플렉스, 해법 될까
국내 극장이 OTT 시대의 해법으로 내세우는 건 극장을 '컬처플렉스'로 탈바꿈시키는 것이다. 지난 6일 재개관한 서울 CGV 강변점의 '북&라운지'가 대표적이다. 이 극장 로비 한쪽은 벽면 전체를 1000여 권의 책으로 가득히 채워놨다. 여행·취미, 라이프·에세이·힐링, 건축·인테리어, 사진·그래픽, 매거진, 아동 등 6개 카테고리로 나눈 복합문화공간이다.
황재현 CGV 커뮤니케이션팀 팀장은 "전 세계 신진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디지털 아트 갤러리"라며 "북 토크, 명사 초청 강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힐링' '아날로그 감성'이라는 콘셉트를 내세운 특별 상영관 '씨네 앤 포레'도 특기할 만하다. 내부 규모 48평(165.28㎡)에 달하는 이 상영관은 벽면을 순록이끼 '스칸디아모스'로 채우고 바닥에는 실내 잔디를 깔아놨다. 좌석은 매트와 빈 백 등을 마련했고 산소발생기까지 갖춰 쾌적한 휴식이 가능케 했다. '영화의 숲'이라는 상영관 의미에 맞게 '자연으로의 회귀'라는 요즘식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것이다. 상영 전 싱싱한 사과와 사과즙을 맛볼 수 있는 '청송사과 자판기' 등을 설치한 것도 눈에 띈다.
미래형 극장 플랫폼인 '스마트 시네마'도 대안 중 하나다. 스마트 시네마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극장을 최첨단화 하는 것이 골자다. 인공지능(AI), 음성인식, 빅데이터 기술 등에 기반해 관람환경을 새롭게 조성하자는 것이다. 이 모두 관객의 편의 증대가 목적이다.
서정 대표는 이와 더불어 "2020년까지 11개국에 1만 의 스크린을 확보함으로써 전체 영화관의 86%가 해외에 있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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