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투상반기결산] 흔들리는 YG, 3대 기획사 자존심 구겼다

윤혜영 2018. 6. 23.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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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 / 사진=YG엔터테인먼트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국내 3대 대형 연예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가 흔들리고 있다.

YG의 올 상반기는 악재의 연속이었다. 소속 연예인들의 문제는 말할 것도 없고 제작한 프로그램까지 논란을 일으키며 내실을 다지지 못했다.

가장 큰 타격은 빅뱅의 줄입대였다. 빅뱅은 YG의 매출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해 온 '캐시카우(Cash Cow)'였다. 그러나 지난해 탑을 시작으로 올 초 지드래곤, 태양 대성이 차례로 입소하며 빅뱅은 최소 2~3년 공백을 맞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았다. 빅뱅의 부재는 YG 주가 하락을 견인하며 YG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

사실상 빅뱅 멤버들의 나이가 30대에 들어서면서 그들의 입대는 어느 정도 예견됐던 바다. 그러나 YG는 안타깝게도 그 전에 '포스트 빅뱅'을 키워내는데 실패했다. 위너와 아이콘이 음원차트에서 선전하곤 있지만 빅뱅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워낙에 앨범 활동이 수시로 지연되고 해외 활동에만 주력한 탓에 탄탄한 팬덤을 구축하지 못한 까닭이다.

이 가운데 빅뱅은 입대 후에도 여러 논란을 일으키며 구설수에 올랐다. '마약 스캔들'로 큰 물의를 빚은 탑은 지난 1월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재개하면서 특혜 논란을 야기했다. 첫 출근부터 지각은 물론 구청장과의 개인 면담을 해 여론의 비난을 떠안았다. 빅뱅의 이름으로 지난 3월 발매한 '꽃길'은 겸직 금지 위반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올라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지드래곤과 대성 역시 입대 후 연이은 병원 신세로 대중의 의심 어린 시선을 받아야 했다. 두 사람 다 자대에 복귀했지만 공익전환설 등 수많은 추측성 말들을 만들어냈다.

탑 / 사진=스포츠투데이 DB

여기에 '간판 가수'인 싸이와의 재계약이 불발되면서 압박이 커졌다. 싸이는 2010년 YG와 계약 후 '강남스타일'을 대히트시키며 '월드스타'로 발돋움했다. 2015년 계약금 없이 3년 재계약을 체결하며 끈끈한 의리를 과시했던 싸이는 지난 5월 "새 도전을 하겠다"며 8년 만에 YG와의 결별을 선언했다. 싸이가 가지고 있는 상징성을 볼 때 YG로서는 큰 축을 내준 셈이다.

뿐만 아니라 젝스키스 역시 수 번 잡음을 일으키며 바람 잘 날 없었다. 지난 2월 이재진은 '더치페이 팬미팅' 논란에 휩싸였다. 자칭 이재진 팬이 SNS에 올린 비공개 팬미팅 참석 후기에 따르면 개인굿즈 구매액수 순으로 10명을 추첨해 진행된 팬미팅에서 이재진은 1차 비용만 지불하고 2, 3차 비용은 더치페이를 하자고 제안했다고. 이재진의 팬클럽 운영자가 "자발적 더치페이였다"고 해명했으나, YG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아 일을 키웠다.

고지용은 젝스키스 프로필에서 제외해달라는 팬 연합의 거센 요청을 받았다. 고지용이 재직 중인 광고 대행 회사와 사업 관계자들이 젝스키스 브랜드를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것. YG는 이를 수용했고, 고지용은 포털사이트 젝스키스 프로필에서 이름이 빠졌다.

과거 사건도 YG의 발목을 잡았다. 4월 방송된 MBC 'PD수첩'이 '검찰개혁'을 주제로 검찰의 적폐를 파헤쳤고 이 과정에서 YG를 향한 검찰의 봐주기 수사 의혹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특히나 2NE1 출신 박봄의 암페타민 밀수입 사건이 입건유예 처분을 받은 것이 재점화되면서 YG에 치명타를 입혔다. 4년 전 일이 재차 들춰지면서 YG의 여러 마약 스캔들이 굴비 엮듯 엮여져 YG는 처참히 해부당했다. 당시 양현석 대표가 박봄을 두둔하는 과정에서 낸 글 역시 석연찮은 부분이 지적돼 거짓 해명 의혹까지 받아야 했다.

YG 양현석 / 사진=스포츠투데이 DB

대중의 비난은 YG가 제작한 JTBC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 '믹스나인'으로 정점을 찍었다. 프로그램이 예상외로 대참패하자 YG가 당초 내세운 계약안 '4개월+@'를 뒤집고 '3년'이란 새로운 조건을 내놓으며 소속사 간 조율에 실패, '믹스나인' 우승조의 데뷔가 무산됐기 때문. YG는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비아냥은 물론 "연습생의 간절한 꿈을 빌미로 장사를 했다"는 쓴소리를 들어야 했다.

더 큰 문제는 사태의 후폭풍을 수습할 만한 어떤 방안도 내놓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유료 문자 투표를 한 시청자들에게는 어떻게 보상할 것인지, 데뷔만 기다리며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연습생의 피, 땀, 눈물은 어떻게 보상할 것인지 그 방대한 영역들을 YG는 어쭙잖은 해명과 두루뭉술한 사과로 '퉁'쳐 대중의 공분을 샀다.

더불어 케이티김 자충수까지 맞물리면서 YG의 위신은 땅에 떨어졌다. 2015년 SBS 'K팝스타' 시즌 4 우승자 케이티김을 영입한 뒤 3년간 데뷔시키지 않다가 YG에서 독립한 임직원이 차린 신생기획사에서 데뷔할 것이라고 밝힌 것. 양현석은 "YG는 열심히 케어했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우승 당시 23세였던 케이티김은 20대 후반이 됐고 대중의 기억에서 잊혀졌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오죽 데뷔를 안 시켜줬으면 나갔겠냐"며 의심의 시선을 거두지 못하는 부정적 여론이 대다수를 이뤘다. YG에 대한 대중의 신뢰는 바닥을 쳤다.

잇따르는 악재 속에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도는 어닝쇼크를 기록하며 시가총액 면에서 JYP에도 밀린 YG다. 순탄치 못한 상반기를 보내면서 그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중소기획사로 치부됐던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방탄소년단이라는 걸출한 월드스타를 앞세워 비상장사임에도 조 단위의 기업 평가를 받고 있다. 과장하자면 YG 빼고 다 힘차게 나아가고 있는 모양새다. 3대 기획사라고 당당하게 호령하던 YG의 자존심은 처참히 구겨졌다.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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