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묘의 아이돌 열전] 신선함과 익숙함.. 아이돌 그룹의 '롱런 신화'

2018. 5. 21.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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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신화가 19일 JTBC '아이돌룸'에 출연하는 등 또다시 왕성한 활동을 예고하고 있다.

가요계에 아이돌 그룹의 역사가 쌓이면서 '장수 아이돌'에 대한 얘기가 종종 회자되곤 하는데, 신화는 그때마다 거론되는 팀이다.

긴 기간 꾸준히 활동하며 성과를 거두고 있는 그룹은 신화뿐이다.

그러나 신화는 보이그룹이라는 틀 안에서 다양한 시도로 남성의 매력이 어디에 있는지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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⑮ 데뷔 20주년 맞은 그룹 신화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은 그룹 신화. 1998년 3월 데뷔한 이 팀은 13장의 정규 음반을 발표하며 지금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현재 진행형 아이돌’이다. 신화컴퍼니 제공

1세대 아이돌로 지금까지 활약… 상표권 분쟁 등 고난의 세월 버텨
팬들에게 단단한 안정감 선사 K팝 산업이 빚 진 것 많은 상황

그룹 신화가 19일 JTBC ‘아이돌룸’에 출연하는 등 또다시 왕성한 활동을 예고하고 있다. 1998년 3월 데뷔했으니 올해가 데뷔 20주년이다. 가요계에 아이돌 그룹의 역사가 쌓이면서 ‘장수 아이돌’에 대한 얘기가 종종 회자되곤 하는데, 신화는 그때마다 거론되는 팀이다.

긴 기간 꾸준히 활동하며 성과를 거두고 있는 그룹은 신화뿐이다. 이들은 ‘1세대 아이돌’인데도 지금까지 활약하고 있다. 요즘 세대 아이돌보다 원숙한 모습을 보여준다.

대중은 신화 멤버들이 나이 들어가는 모습을 꾸준히 지켜봤다. 그래서 이들이 여전히 장난스럽고 철부지 같은 모습을 보이더라도 어색하게 느끼지 않는다. ‘젊게 보이려고 무리하는 거 아닌가’라는 식의 의심도 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이들이 음악 활동을 통해 보여주는 ‘단단한 안정감’은 더 큰 매력을 발산하게 된다. 이들은 신선함과 익숙함이라는, 양립 불가능해 보이는 창과 방패를 들고 있다. 신화는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와의 계약 만료, ‘신화’라는 팀 이름의 상표권 분쟁 같은 치명적인 고난의 순간들을 버텨냈다. 그리고 세월은 서로의 손을 놓치지 않은 신화 멤버들에게 놀라운 선물을 안겨줬다.

이들이 어떤 길을 걸었는지 살펴보자. 신화는 ‘온리 원(Only One)’이나 ‘헤이! 컴 온(Hey! Come On)’에서는 트렌디한 ‘육체파’의 매력을 발산했다. ‘원스 인 어 라이프타임(Once In A Lifetime)’에서는 세련된 신사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런 곡이 소년들의 훌륭한 성장 스토리였다면, 보다 과감한 순간도 많았다. 보이그룹으로서 ‘우아함’에 초점을 맞춘 ‘T.O.P’, 패셔너블하면서도 중성적인 ‘보깅 댄스(voguing dance·모델 포즈에서 따온 손동작을 이용한 춤)’를 선보인 ‘디스 러브(This Love)’, 성숙미를 배반하는 듯이 다시 발랄한 모습을 보여준 ‘오렌지’ 등이 대표적이다.

보이그룹의 표현 영역을 직접 몸으로 부딪쳐 실험하며 넓혀 나간 순간들도 있었다. 팀의 역사가 긴 만큼 팬들을 당황하게 만든 장면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신화는 보이그룹이라는 틀 안에서 다양한 시도로 남성의 매력이 어디에 있는지 보여줬다. 이것은 K팝 산업이 신화에게 큰 빚을 지고 있다고밖에 할 수 없는 이유다.

초창기 신화는 당대의 여느 아이돌과 궤를 같이했다. 구매력 있는 10대 여성에게 어필하기 위한 ‘꽃미남’ 코드, 기성세대에게 반항하는 이미지 등을 내세웠다.

데뷔 3년차가 되면서 남성미를 과시하기 시작했는데, 지금의 신화와는 많이 달랐다. 클리셰가 된 ‘소년에서 남자로’의 프레임으로 이해하기 충분했고, 누드집 발간 등의 활동 역시 남성의 대상화라는 측면에서 ‘꽃미남’의 연장선상에 있었다.

씨앗은 이때 이미 뿌려진 셈이다. 그러나 싹이 틀 수 있었던 것은 신화 멤버들의 공일 수밖에 없다. 신화는 기존 소속사와의 결별을 기점으로 자신들의 존재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고, 그 고민의 결과를 작품에 반영했다.

종종 아이돌 가수에게는 ‘오래 가는 것’이 가장 큰 가치로 여겨지기도 한다. 신화가 지속적으로 활동하며 일군 것들은 ‘멤버들의 끈끈한 우정’보다는 조금 복잡한 관점을 요구한다. 아이돌 그룹은 어떤 식으로 지속될 수 있는가. 어쩌면 신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일 것이다.

미묘 <대중음악평론가·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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