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하우스' 서지현 검사 "주변서 김어준과 인터뷰하지 말라고.."

뉴스엔 2018. 4. 20.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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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이민지 기자]

서지현 검사가 용기를 내 다시 카메라 앞에 섰다.

4월 19일 방송된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에서는 창원지방검철청 통영지검 서지현 검사와의 독한대담이 진행됐다.

서지현 검사는 안태근 전 검사에게 당한 성추행을 8년만에 외부로 폭로해 한국내 미투 운동을 촉발시킨 인물이다. 그는 JTBC '뉴스룸' 최초 인터뷰 이후에 대해 "생각보다 너무 큰 반향이었다. 그 이후로 여러가지로 삶이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SBS까지 마스크를 쓰고 온 서지현 검사는 "온갖 이야기들 속에서 맨얼굴로 세상에 나서기는 힘들었다. 위축되는 것도 있었고 그래서 마스크를 쓰게 됐다"고 털어놨다.

사건 발생은 2010년 10월, 세상에 알리기까지 8년이 걸렸다. 그동안의 침묵에 대해 서지현 검사는 "처음에는 검사장에게 이야기 했고 사과를 받아주겠다고 해서 믿고 기다렸다. 아무 답변이 없었다. 조직 내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정식으로 해결하고자 했으나 다 묵살 당했다"고 밝혔다.

이어 "임은정 검사가 수차례 검사 게시판에 글을 게시했고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임은정 검사가 당시 최교일 검찰국장에게 '당사자가 가만히 있는데 네가 왜 들쑤시고 다니냐'고 혼났다 들었다"고 전했다.

김어준이 "안태근 전 검사 성추행에 대해 사회적 고발이란 방식을 선택했다. 법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사회적 고발이라는 방식을 선택했냐"고 묻자 서지현 검사는 "더이상 다른 선택의 방법이 없었다. 가해자가 너무 큰 권력자였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두려워했다. 아무런 방법이 없다고 했고 자신들이 그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불이익이 있지 않을까 두려워했다. 이후에 어떻게든 잊어보려 노력했는데 시스템상으로 계속, 굉장히 괴롭혔다"고 밝혔다.

이어 "2014년 사무감사가 있었는데 너무 사소한 상황에 대해 너무 가혹하게 지적 받았다. 사무감사는 정기적으로 검사들이 처리한 사건에 대해 고등검찰청 단위에서 내려와 제대로 처리했는지 확인하는거다"며 "대부분의 지적은 기소유예 해주거나 벌금 구형을 한 것에 대해 구형이 너무 약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공소시효가 도가시켰다고 지적한 부분이 있었다. 대검에서 기록을 가져다 봤는데 표지에 날짜가 잘못 기재된 것이었고 공소시효가 지나지 않은 것이었다. 기록을 열어보지도 않고..."라고 말했다.

서지현 검사는 자신에 가해진 인사발령에 대한 불합리함도 자세히 설명했다. 김어준이 "나흘간 임지가 네번 바뀌었다. 검찰이 아닌 어떤 조직에서도 말이 안된다. 왜 그렇게 된거냐"고 묻자 서지현은 "검찰국장이 서지현을 날려야 한다고 해서 날릴 곳을 찾느라 인사를 지연시켰다고 전해 들었다"고 답했다. 당시 이례적인 인사를 낸 검찰국장은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안태근 전 검사다.

서지현 검사는 "그가 인사권을 쥔 이후에 내가 받은 첫번째 인사였다"고 말했다.

김어준은 "2010년 이런 일이 있었고 어떻게든 잊어보려고 했고 그런데 안태근 검사가 인사권을 쥐자 사표를 낼 수 밖에 없는 곳으로 보내버렸다. 안태근 검찰국장이 무려 5년이나 지난 사건으로 무리하게 인사권을 행사해서 내쫓으려고..왜 그렇게까지 했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서지현 검사는 "나도 믿기지 않았다. 몇년이 지났고 난 조용히 입 다물고 있는데. 나중에 들었는데 그분이 동기 중에 검찰총장, 법무부장관 1순위라고 하더라"고 말해 김어준을 분노케 했다.

서지현 검사는 "그 인사 이후에 잠을 자기가 굉장히 어려웠다. 공황장애가 오고 유산을 두번 하기도 했다. 얼마 전에는 시신경 유두부종이라고 갑자기 어느 순간 시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내가 통영에 근무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고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사과하기는 커녕 계속 피해자를 괴롭히고 조직에서 쫓아내려 하고.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검사라는 사람이 범죄 피해를 입고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실이 힘들었다"며 울먹였다.

김어준이 "2017년 9월에 법무부장관에게 메일을 보내셨다. 이유는 뭐냐"고 묻자 서지현 검사는 "진실을 밝혀줄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답장이 왔고 장관 지시에 따라 검찰과장 면담을 했다. 진상을 확인해달라고 수차례 요구했고 검찰과장도 사실확인을 하겠다고 수차례 답변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런 일도 없었다. 아무런 답변도, 조치도 없고 그냥 묵살됐다. 그 사이에 최교일 전 검찰국장에 대한 공소시효가 도가됐다. 검찰과장에게 면담을 했을 때만해도 공소시효가 남아있었고 아무런 조치없이 공소시효가 만료됐다"고 밝혔다.

서지현 검사는 "내가 검찰 게시판에 이의를 게시하자마자 법무부에서는 즉각적으로 내 인사에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발표했다. 내가 법무부장관에게 메일을 보냈다고 하자 즉각적으로 메일을 받지 않았다고 했다. 메일 받았다는게 확인되자 내가 인사 요구만 하고 진상요청은 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정반대였다. 나는 인사요구는 전혀 하지 않고 진상조사 요청만 했다. 오히려 내가 이런 피해를 입었으니 보상차원에서 인사해달라는 것은 옳지 않았다고 이야기도 했다"고 밝혔다.

서지현 검사는 검찰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묻자 "사실 검찰에서는 조직에 망신을 준 검사, 조직을 시끄럽게 한 검사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지만 나는 검찰을 사랑하기 때문에 내부 고발을 하게 됐던 것이다. 내가 그 안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검찰이 달라지길 바랐기 때문에 그런 인터뷰를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검사라는 것이 자랑스러웠다. 어느 조직에나 문제가 있듯 검찰에도 문제가 있었던 것이고 그런 문제를 내부에서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있지 않았던 것이다. 다른 후배들이 나같은 일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고 내부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지면 좋겠다.

서지현 검사는 "지금은 휴직 중이다. 이런 일로 떠난 검사로 남고 싶지는 않다. 당당하게 다시 검사로 근무하고 싶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과연 내가 다시 검찰에 가서 정상적인 업무를 할 수 있을지 고민되는 부분이다"고 털어놨다.

특히 "(뉴스룸)인터뷰 하고 바로 다음날 내 사무실이 없어졌다. 개인적으로 친한 검사들까지 괴롭힘 당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랑 친분이 있는 검사들에게 '너는 아직도 그런 애랑 말랑말랑하게 지내느냐'"며 결국 눈물을 보였다.

그는 "내가 검사생활을 15년 정도 했는데 이 일로 고통을 받은게 8년 정도 된다. 절반 정도 되는 시간을 고통 속에서 살았다. 사실 법무부나 검찰에서 이 일이 나고 나서 내 업무 실적이나 인간관계에 대해 많은 음해들을 한다고 들었다. 그런데 나는 내가 같이 근무한 직원들, 동료들, 선후배들 진심으로 사랑하고 사랑받으면서 검사생활 했다고 생각한다. 그런 동료들에게 나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하는 것까지 꾸짖고 나를 음해하는 검찰이 좀 야속하기도 하다"고 토로했다.

김어준이 "그런데 왜 다시 한번 더 인터뷰를 하겠다고 어려운 결심을 하셨냐"고 묻자 서지현 검사는 "사실 또 다시 인터뷰 하고 싶지는 않다. 그런데 내 사건은 권력관계에서 성범죄가 어떻게 일어나는지, 그 범죄를 권력으로 어떻게 덮는지, 피해자를 어떻게 괴롭히는지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마스크를 쓰고 다니면서 다시 예전의 삶으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 돌아가야 한다 생각한다. 이 인터뷰는 스스로에게 격려하는 의미이기도 하고 같은 피해를 겪으신 분들께 이 또한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일상으로 돌아가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어준은 "주변에서 김어준과 인터뷰 하지 말라고 했을 것 같다"고 물었고 서지현 검사는 "많이 했다"고 솔직히 말했다.

서지현 검사는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내가 어떤 정치적 의도도 가지고 있지 않은데 처음부터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음해가 떠돌았다. 김어준 씨가 어느 정도 정칮덕 색깔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더라. 내가 김어준 씨와 인터뷰를 해서 '맞잖아.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있었잖아' 하는 오해를 받는 것은 아닌지 두려움이 크다"고 털어놨다.

이어 "하지만 장관과 메일 공방에서 제대로 핵심을 짚어준 유일한 분이다. 다른 언론에서는 진실 공방이라고 보도하기 바꿨다"며 "나는 남성 전체를 적으로 만든다거나 검찰을 비난하기 위해 나온 건 아니었다. 권력의 문제였고 약자의 외침이었다"고 말했다. (사진=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캡처)

뉴스엔 이민지 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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