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함 잘 살리려 클래시컬한 곡으로 인물의 심리 파헤쳐"

김경학 기자 입력 2018. 4. 16.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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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드라마 ‘미스티’ 음악감독 개미
ㆍ드럼 위에 바이올린 선율 돋보여…다른 방송에도 쓰이며 사랑받아
ㆍ“외국서 살며 현지인과 교류하니 우리 음악 좋은 것 새삼 느껴”

지난달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미스티>가 ‘완성도 높은 드라마’로 꾸준히 회자되고 있다. 특히 몰입도를 높여준 음악은 드라마의 ‘미스터리함’을 잘 살렸다고 평가받았다. 드라마가 끝난 후에도 예능 등 다른 방송에 쓰이며 사랑받고 있다. <미스티>의 음악은 <태양의 후예> <내 딸, 금사월> <패션왕> <각시탈> <드림하이> 등 드라마 OST를 만들어온 음악감독 개미(45·본명 강동윤·사진)의 작품이다.

개미는 최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스티>는 이야기가 강한 드라마에서 사용되는 보편적인 음악 스타일을 탈피하려고 했다”며 “더 클래시컬하게 접근하려 했고, 고혜란(김남주)과 강태욱(지진희) 등 인물의 심리적인 부분을 파헤치고 따라가려 했다”고 말했다.

주제곡 ‘Misty’는 박진감 넘치는 드럼 위에 섬세한 바이올린 선율이 돋보이는 곡이다. 케빈리(고준)를 살해한 범인이 누군지 추리하며 전개되는 미스터리극의 분위기를 잘 살렸다. ‘There were none’은 한국 최고의 앵커지만 나이 등을 이유로 메인 뉴스 앵커 자리에서 물러나라는 압력을 받는 등 고혜란의 고독함이 잘 담겨 있다. 개미는 “주제곡의 피아노 리프는 듣기는 간단해 보이지만, 곡을 쓸 때 고생을 많이 했다”며 “음악의 시작이 클래식이라는 점에서 클래시컬한 곡이 우리가 가진 본능적인 감성을 잘 드러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사전 제작이 상대적으로 많이 진행된 <미스티>는 인물과 이야기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됐다. 가수 이승철이 부른 주제가 ‘썸데이’는 11회를 바탕으로 가사를 썼다고 했다. 개미는 “곡을 만드는 입장에서 최대한 많은 정보를 알고 시작하는 것이 좋다”며 “<태양의 후예>도 그랬듯 내용을 아니까 작업을 준비하거나 진행할 때 디테일을 살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MBC 대학가요제 출신이다. 1990년대 2인조 ‘오페라’로 데뷔해 주로 작곡을 맡았다. 김경호의 ‘비정’ 등으로 작곡 실력을 인정받으며 KBS 드라마 <어린 왕자>로 음악감독 일을 시작했다. 그는 “어릴 때 혼자 상황을 설정해놓고 음악을 만드는 것을 좋아해 처음 음악 시작할 때부터 영상음악을 하고 싶었다”고 했다.

개미란 예명에 큰 의미는 없다. 개미는 “전에 같이 일하던 형이 자기 예명을 ‘베짱이’로 한다고 해서 ‘그럼 나는 개미로 하겠다’며 정했다”고 말했다. ‘개미처럼 부지런하냐’는 물음에 그는 “자의든 타의든 언젠가는 내가 마지막 곡을 쓰는 상황이 올 때 아쉬움이 남지 않으려 작업할 때는 작업만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작업에 집중하기 위해 여행을 자주 다니던 그는 아예 외국에 정착해 살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8년가량 지내다 지난해부터는 독일 마인츠에서 생활한다. 개미는 “독일에 안개가 많이 껴서 <미스티> 작업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는 “독일에서 지내며 현지 음악인들과 교류하다 보니 우리 음악이 정말 좋은 것을 새삼 느낀다”며 “한국 뮤지션들의 진출 창구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개미는 오는 5·6월 방송 예정인 드라마 <검법남녀>와 <너도 인간이니?>로 시청자를 만날 예정이다.

<김경학 기자 gomg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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