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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 연기, 배성우 없는 <라이브>는 상상하기 힘들다

김종성 입력 2018.04.16 19:48 공감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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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뷰] <김복남>의 '비호감' 성폭행범에서 <라이브>의 인생캐릭터를 만나기 까지

[오마이뉴스 김종성 기자]

노희경 작가가 그려내는 세계에는 '상처'가 가득하다. 우리는 상처 입는 존재이며, 그래서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야 한다고 말한다. 노희경은 끊임없이 말한다. 우리는 온기를 지닌 사람들이라고 말이다. 노희경의 군상들은 따뜻한 인간성을 지녔다.

지구대를 배경으로 경찰의 애환과 상처를 그려내고 있는 tvN <라이브(Live)>에는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물론 다른 드라마들도 그렇다. 그뿐이라면 놀랄 일이 아니다. 분명한 차이점은 '이야기'다. 저마다의 사연을 갖고 있다는 점 말이다. 그래서 <라이브>의 등장 인물들은 모두 주인공이다(노희경의 드라마는 늘상 그래 왔다). 그 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캐릭터는 역시 오양촌(배성우)이다. 

오양촌을 미워할 수 없는 까닭

[라이브]의 한 장면 ⓒtvN
극중에서 오양촌은 그야말로 팔색조의 매력을 발산한다. 경찰에 대한 사명감으로 똘똘 뭉친 '강력계의 레전드'와 불같고 괴팍한 성격으로 앞뒤 가리지 않는 '사고뭉치'를 오간다. 업무와 관련해서는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엄격함을 보이지만, 걸핏하면 소리를 지르고 과격한 행동을 일삼는다. 누군가는 화끈하다고 생각할, 그렇지만 '또라이'라고 불려도 이상할 게 없을 정도다. 이미 자타칭 그리 불리고 있다.

한편, 남편으로서 또 아빠로서 오양촌은 확실히 낙제점이다. 일에 빠져 가정을 돌보지 않았고, 가족들과의 대화도 부족했다. 아내 안장미(배종옥)은 그런 오양촌에게 점점 지쳐가고, 자신의 삶을 찾기 위해 이혼을 통보한다. 딸 송이(고민지)와 아들은 부재했던 아빠를 어색해 하고 불편해 한다. 아버지(이순재)와의 관계도 틀어졌다. 젊은 시절 가정폭력을 일삼았던 아버지에 대한 원망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오양촌을 미워할 수 없는 까닭은 그 특유의 인간미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알고 있다. 오양촌의 진심을 말이다. 그가 흉악한 범죄로부터 시민들을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똘똘 뭉쳐 있는 진정한 경찰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제대로 표현하는 방법을 모를 뿐이지 가족에 대한 뜨거운 애정을 갖고 있음을. 다행스럽게도 오양촌은 조금씩 변화 중이다. 

물과 기름처럼 겉돌았던 홍일 지구대 동료들과도 융화되기 시작했다. '마현 발바리 사건' 전담팀에 차출되는 등 다시 레전드의 위상을 되찾고 있다. 또, 사랑하는 아내의 마음을 이해하기 시작했고, 젊은 날 소홀했던 자녀들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다소 늦었다 할지라도 의미 있는 변화다. 또 아버지와 막걸리를 나누며 진심을 털어놓기도 했다. 오양촌의 변화야말로 드라마의 중심축이자 시청자들의 큰 관심사다.

코믹스러운 역할부터 살인범까지

[라이브]의 한 장면 ⓒtvN
<라이브>가 매회 최고 시청률(12회, 6.654%)를 경신하며 인기를 끌고 있는 데는 오양촌의 활약이 큰몫을 차지했다. 초반부터 강렬한 카리스마로 화제성에 기여했고, 웃음뿐만 아니라 짠내나는 연기까지 전방위적 활약을 펼쳤다. 이처럼 오양촌이 시청자들에게 매력적인 캐릭터로 와닿을 수 있었던 까닭은 배성우의 열연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배성우가 아닌 오양촌을 상상하기 힘들 정도다.

"착하고 나쁜 역할을 나눈다는 게 좀 웃기지만, 데뷔작에서는 아주 착한 사람으로 나왔죠. 그런데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을 찍고 나서 악역을 많이 했죠. 악역으로 이미지가 굳어질까 걱정했느냐고요? 그런 생각 별로 안 했어요. 어떤 역할이든 인물 자체에 매력이 있으면 상관없다고 생각해요." - <경향신문>, "착한 배성우 vs 악한 배성우"

지금이야 배성우라는 배우가 친근하게 느껴지(고 심지어 귀엽게 보이)지만, 원래부터 그에 대한 이미지가 호감이었던 건 아니다. <김복남 살인사건>(2010)에서 배성우가 보여줬던 얼굴은 결코 마주하고 싶지 않은 추악한 것이었다. 하루가 멀다하고 복남(서영희)을 폭행하고, 노예처럼 부리는 인면수심의 성폭행범을 소름 돋게 연기했다. "기분 나쁜 눈빛은 배성우가 제일"이라는 호평(?)를 받기도 했다.

1999년 뮤지컬 <마녀사냥>으로 데뷔한 배성우는 이후 약 10년 동안 연극 무대를 누볐다. 이어 스크린에서 관객들을 만났다. 개성 강한 연기로 감초 연기를 펼치며, 또렷한 인상을 남기는 데 성공했다. <남자사용설명서>(2012), <공정사회>(2012), <뷰티 인사이드>(2014), <베테랑>(2014) 등에 출연하면서 신스틸러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한때 개봉하는 영화의 배우 이름에 배성우가 어김없이 포함돼 있을 정도였다.

그 기세를 몰아 <오피스>(2014), <더 폰>(2015)에서는 주연배우로 발돋움했다. 섬뜩한 살인범 역할이었지만, 배성우는 독특한 개성으로 캐릭터를 풀어내며 남다른 해석력을 보여줬다. 또 <더 킹>(2016)에서는 소름끼치는 욕망의 화신이자 권력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양동철 역을 맡아 능글맞은 연기를 펼쳤다. <더 킹>으로 대종상 남우조연상을 수상받으며 인정받았다.

[라이브]의 한 장면 ⓒtvN
코믹스러운 역할부터 살인범까지, 배성우라는 배우가 보여주는 연기의 스펙트럼은 매우 다양하다. 장르는 물론 캐릭터를 불문한다. 충무로가 왜 그토록 배성우를 찾았고, 그토록 많은 작품에서 배성우를 만났으면서도 대중들이 왜 늘 새롭다고 느꼈는지 알 법하다. 이제 TV를 통해 더욱 대중들과 가까워진 배성우가 앞으로 어떤 연기를 펼쳐나갈지 기대가 된다. 오양촌은 시작에 불과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wanderingpoet.tistory.com)와 <직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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