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태호PD "'무한도전'은 계속됩니다"

박현택 입력 2018. 3. 13. 16:49 수정 2018. 3. 13.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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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이데일리 박현택 기자] ‘그러니까, 어떻게 된다는 건지….’

MBC ‘무한도전’ 팬과 대중의 입장에서는 위와 같은 궁금증이 머리속에 들법하다. ‘무한도전’의 미래를 두고 여러가지 설과 공식입장들이 난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종영, 하차, 새 PD와 같은 단어가 오고갔고 ‘사실무근’, ‘논의중’ 처럼 시원하게 ‘현황’을 가늠하기 어려운 말들이 뒤엉켰다. 권석 MBC 예능 본부장이 최근 취재진과 만나 ‘무한도전’의 앞날에 대해 언급한 후, 일주일 사이 혼선은 계속됐다.

상황은 다음과 같다.

1. 3월 7일 MBC 예능본부장은 취재진에게 “김태호 PD가 맡는 ‘무한도전’은 3월 31일까지이며 이후 최행호 PD가 ‘무한도전’을 맡을 것”이라고 전했다.

2. 본부장의 전언이 끝나기가 무섭게 ‘멤버 전원이 하차한다’는 기사가 등장했다. 이에 MBC는 ‘아니다. 멤버들을 설득 중’이라는 공식입장을 전했다.

- 이후 6일간은 ‘무한도전’이 31일에 종영하고, 김태호PD는 하차하며 최행호 PD가 들어오기로 했는데, 이에 기존 멤버들이 하차하겠다고 하자, MBC가 만류하고 있는 상황‘ 에 맞춘 기사들이 양산됐다.

3. 13일 ‘무한도전’ 시즌2는 없다는 내용의 기사가 보도됐다. 기사는 ‘무한도전’의 시즌2는 없으며, 최행호 PD가 이끄는 프로그램은 ‘무한도전’ 대신 새로운 이름으로 론칭된다고 담겼다.

4. 직후 MBC는 보도자료를 언론사에 배포 , △ ‘무한도전’은 변화에 대해서 여러 가지 방안을 두고 논의한 끝에 3월말 시즌을 마감하고 휴식기를 가지기로 결정했고 △ 김태호PD는 당분간 준비 기간을 갖고 가을 이후 ‘무한도전’ 새 시즌 또는 새 기획으로 다시 돌아올 예정이며 △ 최행호 PD가 준비 중인 ‘무한도전’ 후속 프로그램은 ‘무한도전’ 시즌2가 아니며 ‘무한도전’ 기존 멤버들은 참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MBC는 이 내용이 출연자들의 의견과 여론을 따른 결정이라고 전했지만, 이 보도자료도 상황을 정리하지 못하고 혼란만 가중시켰다. .

첫번째는 김태호 PD 가 잠시 시간을 가진 후, 가을 이후 원래대로 ‘무한도전’으로 다시 돌아오는 의미인지 여부.

두번째는 최행호PD의 프로그램가 ‘무한도전’의 시즌2가 아니고 ‘무한도전’ 멤버들이 참여하지 않으며 새 제목, 새 포맷으로 방송된다면, 그것은 결국 ‘무한도전 이야기가 아닌 것, 즉 최행호PD에게 ’무한도전‘을 맡기려던 기존 계획을 바꾼 것인 셈인것으로 해석하는 게 맞는 지 여부다.

만약 그렇다면 ‘무한도전’을 맡을 예정이었던 최행호 PD는 (‘무한도전’이 돌아오기 전까지, 4월부터)새 멤버와, 새 제목으로 ‘무한도전’과 다른 새 프로그램을 론칭하는 것이므로,이것을 <‘무한도전’의 시즌2가 없다>고 표현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또한 MBC의 보도자료 중 (최행호PD가 이끌 프로그램에) ‘무한도전’ 기존 멤버들은 참여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멤버들이 ‘무한도전에서 하차했다’(새 시즌에 불참한다)라고 표현하는 것은 잘못된 해석이 된다.

김태호PD
권석 예능본부장은 보도자료 내용에 대한 부연을 묻는 질문에 “답하기 곤란”이라고 말했고, MBC 한 관계자는 “(보도자료가)이유있는 모호함”이라고 밝혔다.

충분히 예상 가능한 혼란이었음에도 MBC가 위와 같은 수준의 보도자료를 내놓은 이유는 간단하다.

먼저 유능한 최행호 PD에게 대한 배려다. 만약 MBC가 ‘최행호 PD가 ‘무한도전’을 맡는 것을 취소한다’는 명확한 문구를 썼다면, 이는 회사의 요구를 거절하다 책임감을 가지고 국민예능 ‘무한도전’의 미래를 이끌려 했던 최 PD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무도’ 멤버들은 앞선 2월초, ‘김태호PD가 빠지면 우리도 빠진다’라고 선언했지만 이는 최행호 PD에 대한 불신이라기보다 김태호PD를 ‘PD’가 아닌 ‘멤버’로 생각했던 기존 멤버들의 자연스러운 입장일 뿐이다. 멤버들은 김태호PD와 시작한 ‘무한도전’인 만큼 김태호PD와 마무리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두번째 이유는 명확히 정해지지 않은 2%를 섣불리 밝혀줄 수 없음이 합쳐진 결과다. 김태호 PD가 가을 이후 돌아오지만, 제작에 참여하는 방식(1선, 2선)이나, 프로그램 명명 (시즌2인지, 혹은 ‘무한도전’ 그대로 인지) 등의 부분은 약 6개월이나 앞선 현재 ‘모두 확정’ 지어놓기 어려운 부분이다.

혼란과 설왕설래가 이어졌지만 결과적으로 ‘무한도전’은 사라지지 않는다. ‘무한도전’은 아이템이 분명해진 시점에, 최상의 방식, 최상의 형태로 돌아온다. 현재로선 ‘가을 이후’라고 정해뒀다. 즉 김태호PD는 ‘무한도전’을 떠난 것이 아니며,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하하, 양세형, 조세호 역시 ’무한도전’에서 하차한 것이 아니다. ‘무한도전’은 4월 부터 휴지기를 가지며, 다시 돌아올때까지 그 토요일 빈 자리는 최행호 PD가 ‘무한도전’과 관련 없이 새 프로그램을 론칭에 메꾼다.

김태호 PD는 이에대해 13일 이데일리 스타in에 “‘무한도전’은 계속 됩니다”라고 밝혔다. 대중이 느낄 혼란을 해갈해주고 싶은 마음과, 후배PD의 입장을 동시에 고려한 한마디였다.

‘무한도전’
‘무한도전’을 둘러싼 앞선 모든 혼란의 시작은 ‘시간’에서 비롯됐다.

김태호PD는 숱한 외부 영입 제의에도 불구하고 MBC를 떠나지 않는다.또한 MBC는 김태호PD를 누구에게도 뺏기고 싶지 않다. 한 배를 탔지만 양 측의 바람이 상충되는 부분은 바로 ‘시간’이다.

‘무한도전’은 매 특집이 하나의 프로그램이다. 매 특집이 다른 프로그램의 한 시즌을 준비하는 품과 노력이 들기도 한다. 효율성과 완성도를 높여줄 수 있으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김태호PD는 더 훌륭하고 더 오래 지속되는 ‘무한도전’을 만들기 위해 늘 ‘시간’을 강조했지만, MBC는 ‘무한도전’이 매주 토요일 1년 52주 동안 달려주기를 원하며, 시즌제는 쉽게 허락하기 힘들다. 결국 김태호PD는 ‘쉬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일정 속에서 자기 기준에 부족한 완성도를 가진 프로그램이 전파를 타는 것에 수년간 고통을 겪었다.

이제 김태호 PD는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을 얻었다. 그는 어떤 선택과 마음가짐으로 돌아올까.

박현택 (ssale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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