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하고 가장 욕 먹은 곡" 16년 차 휘성의 유쾌한 고백

이현파 입력 2018. 3. 2.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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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비가 추적추적 내린 지난 2월 28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은 우산을 들고 온 사람들로 북적댔다.

1부가 막을 내린 후, 휘성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는 가수 윤하가 게스트로 등장해 분위기를 띄웠다(휘성은 그녀의 대표곡 '비밀번호 486'을 작사한 것은 물론, '어린 욕심', '만져주기' 등을 함께 작업했다). 공연 후반부터는 오랜 팬들의 마음을 자극하는 선곡들이 주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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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휘성 서울 앙코르 콘서트 'Get sexxy', 카멜레온 같은 매력 과시

[오마이뉴스 글:이현파, 편집:오수미]

하루종일 비가 추적추적 내린 지난 2월 28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은 우산을 들고 온 사람들로 북적댔다. 휘성의 전국 투어 콘서트 'Get Sexxy'의 앵콜 공연이 열렸기 때문이다. 리얼슬로우 컴퍼니 소속 뮤직비디오 감독이자 래퍼인 브이호크(V-HAWK)가 분위기를 띄운 가운데, 휘성이 무대 위에 등장했다. 휘성이 고른 첫 번째 곡은 지난해 발표한 알앤비 넘버 '아로마'였다. 야릇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가성과 감각적인 영상이 잘 어우러졌다.

날씨 때문에 사람이 많이 오지 못할까 걱정했다는 휘성은 공연장을 가득 채운 7500여 명의 관객들을 보며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Get Sexxy'라는 공연 제목에 맞게 '섹시한 휘성'을 보여주겠다고 호언장담했다. 그런 만큼 이번 공연에서 휘성은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색깔들을 보여주었다.

휘성은 자신이 좋아하는 다른 뮤지션들의 노래를 커버해서 들려주기도 했다. 휘성은 자신이 운전하다가 들으면서 많이 울었던 노래라며 정승환의 대표곡 '너였다면'을 불렀고, KBS 2TV 예능 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에서 우승을 차지한 취중진담(전람회)으로 관객들을 감성에 젖게 만들었다. 자신이 예전부터 좋아했던 김건모의 '잠 못 드는 밤 비는 내리고'를 부르며 관객들과 흥겹게 어울리기도 했다.

휘성이 보여줄 수 있는 것

능숙한 멘트에서나 공연 구성에서나 시종일관 유쾌함이 스며 있는 공연이었다. 특히 자신이 작사하고 욕을 가장 많이 먹었다는 노래 세 곡(서인국의 '애기야', 오렌지 캬라멜의 '아잉', '마법소녀')을 메들리로 구성한 것은 이번 공연에서 가장 유쾌한 순간 중 하나였다. 아픈 기억도 정면으로 맞받아칠 수 있는 여유가 느껴졌다.

한편 휘성은 최근 몇 년 동안 뮤지컬 배우로 활약하고 있다. 이날 휘성은 자신이 출연한 뮤지컬 <올슉업>의 트랙이자 엘비스 프레슬리의 명곡인 'Jailhouse rock', 'C'mon Everybody'를 불렀다. 화려한 동작 가운데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노래와 더불어 익살스러운 표정 연기가 눈에 들어왔다. 대중 가수 휘성과 작사가 휘성, 그리고 뮤지컬 배우 최휘성은 각기 다른 멋을 가지고 있었다.

1부가 막을 내린 후, 휘성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는 가수 윤하가 게스트로 등장해 분위기를 띄웠다(휘성은 그녀의 대표곡 '비밀번호 486'을 작사한 것은 물론, '어린 욕심', '만져주기' 등을 함께 작업했다). 공연 후반부터는 오랜 팬들의 마음을 자극하는 선곡들이 주를 이뤘다. '다시 만난 날', '전할 수 없는 이야기' 등 전성기 시절을 상징하는 발라드곡들을 부를 때는 개인적으로 가장 감동 받았던 순간이었다. 데뷔곡 '안 되나요'를 부를 때는 3층의 있던 관객들까지 하나 되어 후렴구를 따라부르고 있었다.

"여러분이 트로피다"
많은 사람들이 발라드의 강자로서 휘성을 기억하지만, 대중에게 가장 인상 깊게 남은 곡은 미디엄 템포의 알앤비 가요 아니었을까. 가장 큰 환호가 터져나온 것도 이때였다. 'With Me', '결혼까지 생각했어', '불치병' 등을 부르는 그의 모습은 15년 전 전성기와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었다. 오히려 데뷔 초와 비교했을 때도 가장 안정적이고 시원한 소리가 나오는 것 같아 놀라웠다. 많은 사람들에게 노력파로 알려진 그이지만, 새삼 그가 보컬리스트로서 자신을 얼마나 갈고 닦았는지 느껴졌다.

공연을 보고 있으니, 초등학교 시절 학교 수련회에서 휘성의 'With Me'를 부르기 위해 연습하다가, 어려운 애드리브를 부르는 휘성을 원망(?)하던 날들이 떠올랐다. 궂은 날씨를 뚫고 공연을 가는 이유가 이런 것 때문 아닐까. 그 음악이 함께 했던 매 순간들을 한 번에 떠올릴 수 있으니 말이다. 오후 8시 조금 넘어서 시작되었던 공연은 11시가 다 되어서야 끝났다. 꽉 찬 공연을 마친 휘성은 팬들에게 "나는 상을 받았다.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트로피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무대와 관객의 소중함을 잘 아는 16년 차 가수의 멋진 인사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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