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높으면 다인가? <아육대>는 왜 올해도 욕먹나

김상화 2018. 2. 18.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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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MBC <아이돌스타 육상대회> 팬들 볼모 삼은 촬영, 안전논란 여전

[오마이뉴스 글:김상화, 편집:오수미]

MBC 명절 특집 예능프로그램 <설 특집 2018 아이돌스타 육상·볼링·양궁·리듬체조·에어로빅 선수권 대회>(아래 <아육대>)가 지난 15일과 16일 양일간 방영되었다. 이번 <아육대>는 국민적 관심이 쏠린 올림픽 기간이라는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6%(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이상의 무난한 시청률을 기록하며 명절 효자 예능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부상 논란으로 풋살, 농구 등의 종목이 사라진 대신 에어로빅, 리듬체조가 그 자리를 메웠다. 올해는 볼링이 신규 종목으로 추가돼 관심을 모았다.

레이첼·오마이걸 깜짝 스타 등극
 올해 <아육대>의 깜짝 스타로 등극한 리듬체조 부문 레이첼(에이프릴), 양궁 부문 오마이걸의 경기 장면(방송 화면 캡처).
ⓒ MBC
<아육대>에선 매년 명절마다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친 깜짝 스타를 탄생시켜 왔는데 올해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최근 몇 년 사이 새로운 인기 종목으로 급부상한 리듬체조 종목(15일 방영)에선 예상을 깨고 실수 없이 안정적인 연기를 펼친 레이첼(에이프릴)이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성소(우주소녀)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토너먼트 방식 속에 매 경기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던 양궁 종목(15, 16일 방영)에선 여자부 오마이걸의 우승이 큰 관심을 모았다. 슛오프(연장전) 끝에 전년도 우승팀 여자친구를 제친 데 이어 결승전에선 구구단과의 박빙 승부를 치르면서 10라운드 마지막 한 발로 역전승을 거둬 벅찬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이밖에 남자 단체 에어로빅에선 아스트로, 여자 60미터 달리기에선 루이(H.U.B)가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는 저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잘 뛰어도 분량 확보 쉽지 않아
 올해 <아육대>에선 협찬사 PPL이 변함없이 큰 비중을 두고 등장했다. 반면 인지도 낮은 몇몇 그룹들은 좋은 성적을 거두고도 제대로 분량 확보를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방송화면 캡처).
ⓒ MBC
이렇듯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아이돌 스타들이 주목을 받았지만 이번 설 특집 <아육대>는 여전히 몇 가지 아쉬움과 문제점을 노출했다. 30여 개 팀이 한꺼번에 등장하다 보니 출전 선수들의 균등한 분량 확보가 쉽지 않다. 이 점은 프로그램 특성상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종목+그룹별 비중 편차가 제법 큰 점은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장소 여건상 비공개로 치러진 2인조 남자 볼링 경기는 본 방영에서 제법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에 반해, 단체전으로 열린 남녀 양궁은 빈번한 통편집이 이뤄졌다. 편집으로 잘려나간 미방영분은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 '푹(POOQ)'을 통해 공개되었지만 유료 이용권 결제 회원에 한해 전 내용을 볼 수 있었으므로 사실상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각 종목 우승자 인터뷰도 일부 종목에 한해서만 방영되면서 여자 계주 1위팀 드림캐쳐처럼 정작 우승을 차지하고도 제대로 화면 한 번 받아보지 못하는 상황이 자주 연출되었다. 인지도 낮은 팀들에겐 <아육대>가 기회라고들 말한다. 하지만 실제 방송에서 큰 주목을 받는 건 여전히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라는 건 이번 <아육대>에서도 변함없었다.

반면 뜬금없는 PPL(간접광고) 등장은 이번에도 이어졌다. 제작비에 일조하는 협찬사의 도움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열심히 뛴 일부 아이돌 선수들을 화면에서 배제할 정도였는지는 여전히 의문이 든다.

'관객 볼모' 진빼기식 녹화... 이젠 달라져야
 올해 <아육대>는 전현무, 이특(슈퍼주니어) 등의 진행으로 현장 녹화가 진행?다. 큰 부상자가 발생하진 않았지만 미흡한 경기 시설에 대해선 일부 논란이 있었다(방송 화면 캡처).
ⓒ MBC
방송 외적인 부분에서 올해 설 특집 <아육대>는 여전히 이런저런 잡음을 노출한 바 있다. 과거에 비해 다소 완화되었다곤 하지만 각 그룹 팬클럽 회원들로 구성된 관객들을 하루 종일 '감금'에 가까울 정도로 객석에 붙잡아 두고 촬영하는 방식은 예전 그대로였다. 좋아하는 가수를 응원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곤 하지만 엄연히 방송 제작에 가장 큰 도움을 주는 관객들에 대한 방송사 측의 최소한의 배려는 여전히 부족했다.

참가 선수들에 대한 안전 문제 논란도 마찬가지다. MBC 측은 지난달 촬영을 마친 후 "큰 부상자 없이 마무리되었다"고 자화자찬에 가까운 평가를 보도자료로 내보냈다. 그러나 실제 경기에선 아찔한 장면이 종종 보였다. 정식 실내 육상용 트랙이 아닌, 단순히 시트지 깔아놓는 수준의 미흡한 시설인 탓에 일부 선수들은 자칫 부상 당할 위험에 노출되기도 했다. 높은 시청률은 결코 지금의 제작 방식에 대한 면죄부가 될 수 없다. 이를 MBC 제작 관계자들은 명심해야 한다. 계속 시청자의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아육대>도 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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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글은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기사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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