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주진우-김의성 대박.. 첫방부터 특종 쏟은 <스트레이트>

하성태 2018. 2. 5.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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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태의 사이드뷰] '안미현 검사 폭로'로 시선 집중.. 진짜가 나타났다

[오마이뉴스 글:하성태, 편집:최유진]

"권성동 구속!? 오늘 밤 <스트레이트>에서 시작합니다."

 MBC <스트레이트>의 한 장면.
ⓒ MBC
<시사IN> 주진우 기자가 4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그리고 같은 날 MBC <뉴스데스크>가 끝난 직후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이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며 주목을 받았다. 가히 '핵폭탄'급 보도였다. 소셜미디어 상에서는 '권성동' 이름 석 자가 검색어에서 실종되는 것 아니냐는 민원(?)이 난무하고 있었다.

"채용비리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몇 가지 확인된 내용에 의하면 전직 검찰 간부와 모 국회의원이 개입된 게 아닌가…."

이날 <뉴스데스크>가 첫 보도로 터뜨리고, 뒤이어 <스트레이트>에서 내보낸 단독보도는 춘천지검 안미현 검사의 '폭로'였다. 강원랜드 채용비리와 관련해 현직 검사가 부당한 외압을 받았다는 정황을 폭로한 것이다. 안 검사는 지난해 9월 재수사 과정에서 당시 고아무개 검사장과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이 깊숙이 개입하고 외압을 행사했다고 '적시'했다.

"상당히 지속적으로 있었습니다." (어떻게?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신다면?) "증거목록에서 삭제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국회의원과 고검장의) 영향력이 행사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증거들을 비롯해서 나머지 기본적으로 언급이 되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전부 빼달라…."

권 의원을 비롯해 당사자들은 <스트레이트>의 취재 과정에서 안 검사의 폭로 내용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권 의원은 외압 의혹은 "사실 무근"이고 "안 검사를 알지도 못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상 유례 없는 채용비리와 그 과정에서 벌어진 석연치 않은 부실 수사는 국민들의 의혹을 사기에 충분했고, 급기야 그 과정에서 서지현 검사의 검찰 내 성추행 폭로에 이은 현직 여성 검사의 또 다른 폭로가 MBC <스트레이트>에 의해 보도된 것이다.

"검사로서 당당하게 자기가 세운 수사 계획대로, 당연히 법률상 정해진 절차대로 수사를 진행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다양한 형태로, 국회의원으로부터 압력이라든가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 (외압이) 들어오고, 검찰이 정치적 중립을 전혀 확보할 수 없고 수사를 제대로 진행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검사로서 상당히 무섭고 위축되는 일이었다.

앞으로 검사로서 제대로 이 일을 수행해 나가려면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제가 참고 입을 닫고 눈을 감고 생활하면 좀 더 나은 생활이 보장되거나 그게 아니더라도 크게 불편함 없이 생활 할 수 있겠지만, 제 스스로 제가 검사라는 마음이 들지 않을 것 같았다. 외롭더라도 검사로 일을 하려면 불이익을 감수하더라도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안미현 검사)

첫 방송부터 폭탄 터뜨린 <스트레이트>

 MBC <스트레이트>의 한 장면.
ⓒ MBC


"오늘 <스트레이트 > 첫 방송입니다. 기사로, 내용으로 말하겠습니다. 기자들의 탐사 보도가 방송인들이 설명하는 방송과 어떻게 다른지 보이겠습니다. 기자들의 추적이 얼마나 집요한지 알리겠습니다. 열심히 하는 것만큼은 항상 최고가 되겠습니다." ? ?

방송에 앞서 주 기자는 또 이런 다짐을 적었다. 안 검사의 폭로를 포함해 <스트레이트>의 방향성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었다. 이날 첫 방송된 <스트레이트>의 거침없는 폭탄 투척은 이 뿐만이 아니었다. MB와 삼성 이재용 부회장,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까지 전방위로 뻗어 있었다.

"김의성, 주진우씨가 진행하는 <스트레이트> 첫 방송, 어떻게 보셨나요? 주진우 기자는 제가 언제나 존경하는 기자입니다만 배우 김의성 님이 탐사보도와 이렇게 잘 어울릴 줄은 몰랐습니다. 앞으로 크게 기대가 됩니다. 강원랜드 취업 청탁 수사에 외압이 있었다는 안미현 검사의 인터뷰가 압권이었습니다. 물론 검찰 조직의 반박도 있었는데요. 앞으로 MBC는 이 문제를 끈질기게 파헤칠 겁니다."

방송 직후, MBC 최승호 사장은 이런 소감을 남겼다. 방송을 본 최 사장은 안 검사의 폭로와 함께 검찰 조직의 반박과 권 의원을 비롯한 당사자들의 부인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었으리라. 하지만 그는 "MBC는 이 문제를 끈질기게 파헤칠 겁니다"라며 자사 보도국과 <스트레이트>에 힘을 실어줬다. 이날 <스트레이트>의 방송 내용은 안 검사의 폭로를 포함 확실히 중량감이 남다른 보도들이 잇따랐다.

두 번째는 MB 정부의 '자원 개발 해외 르포'였다. 무려 32조 원을 쏟아붓고 13조의 손해만을 남긴 MB 정부의 해외 자원투자의 천문학적인 '돈낭비'를 고발하는 내용은 언뜻 새로울 것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한국석유공사가 4조 5천억 원을 투입, 지금까지 투자금의 0.1%인 40억 원을 회수했다는 '하베스트'사의 'NARL'인수 건은 국민들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낙후된 NARL의 정유 공장은 개·보수 등에만 6천억 원이 들어갔고, 적자는 매년 1천억 원씩 쌓였기 때문이다. 또 여기에 이명박 전 대통령의 조카인 이지형(이상득 전 의원의 아들)씨 재직했던 맥쿼리의 계열사가 이 'NARL'의 이익을 모조리 챙겼다는 사실은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팩트라 할 만했다.

결국 한국석유공사는 인수한 지 5년만인 2014년 공장을 매각했고, 회수금은 단 500억 원이었다. <스트레이트>의 질문은 결국 "돈을 버 것은 누구인가"로 귀결된다. 캐나다 취재에 나섰던 고은상 기자는 "석유공사 사장이 이 일을 혼자 결정했다고 믿기 어렵다"며 "앞으로 하베스트 인수를 누가 결정했고 누가 책임을 져야 할지 추적할 계획"이라고 향후 자원외교 취재와 맥쿼리 추적을 계속할 것을 예고했다.

<스트레이트>는 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 선고도 좌시하지 않았다. 5일 오후 2시로 예정된 선고를 하루 앞두고, 20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가결되던 당시 장충기 미래전략기획실 사장에게 쏟아졌던 휴대폰 문자를 낱낱이 공개했다. 더불어 <스트레이트>가 공개한 2014년 12월 '장충기 문자'에는 삼성 미래전략기획실이 이미 정유라와 최순실의 존재를 파악하고 있었음을 증명하는 내용 또한 포함돼 있었다.

'다스는 누구겁니까?'란 질문 역시 빠질 순 없었다. <스트레이트>는 DAS의 미국 법인에서 수상한 자금의 흐름이 포착, 미 수사당국으로부터 이명박 전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씨가 소환장(문서제출 요구)을 받고 계좌가 일부 동결됐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다스 미국 법인의 자금이 수상한 매출채권 등을 통해 싱가포르의 페이퍼컴퍼니 '콘 라이언 인베스트먼트'로 흘러 들어간 정황이 포착됐고, 미 수사 당국이 이를 조사 중이라는 것이다.

이 역시 맥쿼리 관련 캐나다 취재와 함께 중량감 있는 보도라 할 수 있다. <스트레이트>가 첫 회 내놓은 '단독'보도의 연장 선상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트레이트>는 또 김경준의 재산과 관련된 미국 검찰의 문건을 입수, MB 청와대가 김경준의 140억을 회수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던 정황을 다시금 세세하게 짚었다.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역시나 등장했다. 주진우 기자의 그간의 활약이 MBC라는 지상파를 통해 펼쳐지는 순간이었다.

"오직 정의와 진실을 향해 가겠습니다"

 MBC <스트레이트>의 진행자 주진우, 김의성.
ⓒ MBC
"언론이 진실을 이야기하면 국민들은 빛 속에서 살 것이고, 권력의 시녀로 전락하면 어둠 속에서 살 것이다."

진행자인 김의성은 프로그램 서두에서 고 김수경 추기경의 말을 시청자들에게 옮겼다. 그러면서 김의성은 "그 어떤 기득권 앞에서도 진실을 이야기하는데 두려워하지 않는 <스트레이트>입니다"라며 "어둠을 밝혀준 촛불의 힘"을 강조하기도 했다. 주 기자 역시 "열정적인 취재와 냉정한 보도, 오직 정의와 진실을 향해 가겠습니다"라며 "결코 타협하거나 포기하지 않겠습니다"라고 다짐했다.

이러한 다짐으로 출발한 <스트레이트>는 분명 안미현 검사의 폭로를 포함해 단독과 중량감 있고, 후속보도가 필요한 사안들을 연이어 내놨다. 1시간이 짧게 느껴질 정도의 사안들이라 할 만했다. 평창올림픽이 끝난 3월 4일 2회를 예고한 <스트레이트>가 어떤 후속보도를 내놓을지, 또 어떤 '특종'을 터트릴지 주목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할까.

"세련된 멘트, 현란한 편집 같은 거 없습니다. 말보다 현장에서 부딪히는 터프한 승부근성, 핵심으로 바로 꽂히는 돌직구로 승부하네요."

방송 직후, 박성제 MBC 보도국 취재센터장은 이런 감상평을 남겼다. 정말 그랬다. 편집은 투박했고, 주진우 기자의 멘트는 서걱거렸다. 김의성 역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김상중 정도의 안정감을 주기엔 아직 무리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트레이트>는 근래 들어 방송된 그 어떤 탐사보도/시사 프로그램보다 진심이 뚝뚝 묻어나는 프로그램이었다. SBS <블랙하우스>의 김어준이, JTBC <썰전>의 유시민이 긴장해야 할 '진짜'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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