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걸이 차별화된 걸그룹 이미지를 갖게된 배경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데뷔 4년차 걸그룹 오마이걸의 파워가 만만치 않다. 지난 1월 9일 발표한 미니 5집 앨범명이자 타이틀공인 ‘비밀정원’이 23일 SBS MTV ‘더 쇼’와 24일 MBC뮤직 ‘쇼! 챔피언’에서 1위에 올랐다. ‘더 쇼’ 1위는 데뷔후 1009일만에 거둔 성과였다. 

오마이걸은 미국 빌보드 월드 앨범 차트에도 진입했다. 뮤직비디오는 오마이걸이 활동한 적이 없는 중국의 동영상 사이트에서 인기 콘텐츠로 자리를 잡는 등 글로벌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오마이걸의 이번 성과를 두고 몇몇 평자들은 ‘언더독의 신화’, ‘중소돌의 승리’라고 말한다.

오마이걸의 약진은 꾸준함이 쌓인 결과다. 물론 열심히, 꾸준하게 한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다. 노래를 발표할 때마다 들려준 주제와 멜로디들이 합쳐져 스토리와 이미지가 만들어졌다는 얘기다. 그것이 이제는 오마이걸이라는 차별화된 이미지가 됐다. 다양한 음악적 장르들도 오마이걸이라는 용광로에 녹여졌다.

오마이걸은 전형적인 걸그룹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처음부터 차별화되지는 않았다. 지난 3년간 쉼 없이 활동하며 환상적인 분위기인 ‘Closer’를 비롯해 ‘Windy day’ ‘한 발짝 두 발짝’ 등을 내놓았고 최근에는 ‘비밀정원’ ‘러브 어 클락(love o ’clock)‘ 등으로 차근차근 이미지를 쌓아나가고 있다.

전형적인 걸그룹 이미지는 밝음과 청순함이다. 군인들에게 걸그룹이 유독 특별하게 다가가는 것은 육체적으로 힘든 상태에서도 변함없이 웃는 얼굴로 밝은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 때문이다. 이는 필연적으로 '밝음 과잉' 현상을 부추긴다.

하지만 오마이걸은 이제 유쾌, 밝음, 청순으로만 설명할 수 없다. 오히려 차분, 편안, 신비, 몽환 등의 단어들이 더 잘 어울린다. 오마이걸은 걸그룹으로 차분하게 노래해도 집중하게 만드는 힘이 생긴 것 같다. 

차분함이란 걸그룹에게는 차별화된 요소다. 차분하고, 편안하게 노래하면 임팩트가 생기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지만 오마이걸은 꾸준히 자신의 노래로 차별화된 정체성을 쌓아나가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핵심 팬덤, 덕후를 제외하면 오마이걸 멤버 개개인에 대한 가십을 잘 모르지만, 앞으로 개인별 캐릭터가 더 강하게 부각된다면 오마이걸의 존재감은 더욱 더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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