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김우형 "'모래시계'는 인생작품..거칠었던 학창시절 변화"

입력 2018. 1. 25. 07:30 수정 2018. 1. 25.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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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프레스콜 때도 말했지만 어렸을 때 ‘태수’와 비슷한 분노가 제게도 있었어요. 거친 학창시절을 보냈다고 해야 할까요? 그런데 드라마 ‘모래시계’를 보며 삶의 분노가 열정으로 바뀌었어요. 이 드라마 덕분에 배우의 꿈을 꾸기도 했고요. 이 드라마는 제게 안정과 평안을 준 작품이에요.”

배우 김우형은 드라마 ‘모래시계’로 인생이 변화됐다고 말했다. 말 그대로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준 작품”인 것이다. 어렸을 적 ‘모래시계’를 너무 좋아해서 본 방송을 비디오로 녹화해서 수없이 틀어서 봤고 지금도 외장하드에 간직하고 있을 정도다. 그는 “그 드라마를 보지 않았다면 자신이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지 상상조차 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학창시절에 조용한 학생은 아니었어요.(웃음) 주변에 친구도 많고 공부보다는 다른 것에 흥미가 많았고요. 사춘기를 겪을 시기이니. 싸움도 좋아하고 방황도 했었는데 드라마 ‘모래시계’의 ‘태수’(최민수 분)을 보면서 안정을 느꼈어요. 참 아이러니하죠? 태수 역을 연기한 최민수 선배님을 보면서 참 멋있다는 생각을 했고 그 캐릭터가 참 근사했어요. 그러면서 배우의 삶을 꿈꾸게 됐고 건강한 삶을 살아야겠다고 결심했어요.”

이후 김우형은 배우가 됐고 약 20년 뒤에 ‘모래시계’를 운명처럼 뮤지컬로 만나게 됐다. 그는 “드라마가 뮤지컬로 만들어진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 캐스팅 제안이 들어올 줄은 몰랐다. 그런데 정말 참여할 의사를 물어봤고 두 말할 것 없이 하겠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기대가 컸어요. 너무 좋아하는 작품에다 창작뮤지컬이잖아요. 만드는 과정은 어느 뮤지컬보다 힘들긴 했어요. 다들 치열하게 토론하고 소통했던 기억이 있네요. 아무래도 원작이 훌륭하다 보니 이걸 잘 압축해서 관객들에게 잘 보여드려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던 것 같아요. 이 작품이 담고 있는 시대, 그 시절에 살았던 인물, 정치적인 사건이 다분히 포함돼있어 어느 쪽에 중점을 둬야할지 고민이 많았지만 작품으로 관객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태수와 우석 그리고 혜린의 관계 속에서 그려지는 청춘, 운명, 삶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좋다는 판단을 내렸죠.”
그렇다면 김우형이 표현하고자 했던 ‘태수’는 어떤 인물일까. 드라마 방영 당시 ‘태수’역을 맡은 배우 최민수는 ‘태수 신드롬’을 일으킬 만큼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이렇게 하면 널 가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나 지금 떨고 있니?”는 20년 뒤에도 기억나는 명대사로 남았다. 김우형 역시 ‘상남자’ 콘셉트를 잡고 인물을 그려나가고 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24부작 드라마를 2시간으로 압축시켜야 하고 무대 위에서 ‘태수’라는 인물만을 보여줄 수는 없기에 최대한 극과 극의 매력으로 캐릭터를 표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가 표현하는 ‘태수’는 중간이 없습니다. 하하. 아주 상남자거나 소년이거나 둘 중에 하나에요. 건달인 태수는 친구인 우석과의 우정을 누구보다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혜린을 만나면서 사랑에 빠지게 되죠. 그것도 이 여자를 위해 모든 것을 걸 수 있을 정도로 사랑하잖아요. 드라마에서는 그런 태수의 모습이 장면으로 보이지만 뮤지컬은 방대한 양을 한꺼번에 보여줘야 해서 제약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최대한 상남자이면서도 혜린이와 있을 때는 순수한 소년의 매력을 보여주고자 했어요. 상남자와 순수한 소년, 이렇게 극과 극의 매력을 보여주면서도 늘 뜨겁고 열정이 가득한 태수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김우형은 ‘모래시계’에서 액션 연기도 펼친다. 최근 ‘아리랑’, ‘신과 함께’ 등 유독 액션이 차지하는 부분이 많은 캐릭터를 선택하는 것 같다고 하니 “아, 생각해보니 그렇다”라며 “몸 움직이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모래시계’는 정말 토악질을 할 뻔 했다고.

“영화에서 무술감독님으로 활동하시는 분이 저희를 훈련시켰어요. 정말 무대 위에서 영화와 같은 액션을 보여드리려고 애를 많이 썼어요. 무대에서 보는 것보다 더 과격한 액션을 구성했었거든요. 그리고 무한반복으로 연습을 해서 진짜 다들 쓰러지는 줄 알았다니까요. 그런데 최종적으로 액션이 추가되면 공연 시간이 너무 길어져서 결국 빼고 말았죠. 좀 아쉽지만 어쩌겠어요.”
‘모래시계’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게 음악이다. 드라마 이름을 떠오르면 자동적으로 “우~우~우~우~우~”가 생각나는 테마곡 ‘백학’과 더불어 드라마 삽입곡은 서정적인 멜로디가 가득하다. 뮤지컬 ‘모래시계’는 이 음악들을 현대적으로 발전시켰다. 김우형은 “대형 창작 뮤지컬 중에서 손꼽을 정도로 잘 나왔다고 생각한다”라고 넘버에 대해 극찬하기도 했다.

그는 “작곡가 편곡을 맡은 오상준 음악감독과 꼭 한 번 작품을 해보고 싶었다. 역시 음악을 잘 만드는 분이라고 생각했다. ‘모래시계’ 음악이 만들기도, 부르기도 쉽지 않지만 관객들은 편안하게 들을 수 있다. 그게 잘 만든 뮤지컬 음악의 묘미라고 생각한다”라며 “서곡부터 엔딩까지 음악이 마치 한 곡으로 들린다. 넘버 자체가 이야기를 말해주는 것 같다”라고 칭찬했다.

한편, 김우형의 아내인 뮤지컬 배우 김선영은 예술의전당에서 ‘햄릿 : 얼라이브’를 공연하고 있다. 김우형은 “오늘 인터뷰가 마치고 ‘햄릿 : 얼라이브’를 보러 간다. 보통 빨리 보는 편인데 서로 무대에 오르니 날을 정하는 게 쉽지는 않더라”고 말했다. 더불어 아버지가 된 후 배우로서 달라진 마음가짐 역시 자연스레 털어놨다.

“아이가 태어나고 인생이 확 바뀌었어요. 책임감은 기본적으로 생기는 것 같고요. 마음은 평안하고 풍요로워지는 것 같아요. 내 아이와 함께 하는 것은 생전 처음 해보는 일이잖아요. 평생 느껴보지 못한 감정을 느끼고 사는 것 같아요. 매일 매일이 첫 경험이고, 첫 순간이죠. 아이가 걸음을 걷고, 말을 하는 등 말이에요. 배우로서도 좋은 에너지를 받고 있어요, 김선영 씨는 사랑하는 아내이자 제 동료죠.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가장 솔직한 평가자 중 한 사람이기도 해요. 배우로서 서로 많은 도움을 줘요.”
마지막으로, 김우형은 작품 이야기를 하며 이야기를 마쳤다. 그는 언젠간 ‘모래시계’가 다시 무대로 올라가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그는 “흥행여부를 떠나 성공적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계속 무대에 올라서 한국의 대표 창작 뮤지컬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이야기를 갖고 우리의 작품을 만드는 것에 많은 응원을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이제 서울 공연은 한달이 채 남지 않았는데 뜨거움과 치열함이 함께 했던 때를, 저희와 함께 공감하시고 마음을 나누는 시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뮤지컬 ‘모래시계’는 2월 11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되며 2월 23일부터 25일까지 광주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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