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빵생활' 이규형 "동성애코드, 거부감 들까 고민 많이해"(인터뷰)

[뉴스엔 김예은 기자]

이규형이 유한양 캐릭터를 두고 많은 고민을 했다고 밝혔다.

배우 이규형은 지난 1월 18일 종영한 tvN 수목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마약 복용으로 감옥에 들어온 재벌2세 유한양을 연기했다.

극 중 유한양은 상습적인 마약 복용으로 중독된 상태였고, 약을 먹지 못하자 좀비처럼 몸을 가누지 못하는 등 해롱거리는 상태가 돼 '해롱이'라는 애칭으로 불렸다. 문래동 카이스트(박호산 분), 유대위(정해인 분) 등과 앙숙처럼 티격태격해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2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모처에서 뉴스엔과 만난 그는 귀여운 이미지가 강한 캐릭터를 연기한 것에 대해 "감독님이 오디션 때부터 요구를 하셨다. 귀여워야 한다고"라고 운을 뗐다. 이어 "저도 몰랐는데 제가 술 취한 연기를 할 때 시그니처 같은 연기톤이 있다더라. 오디션을 볼 때 계속 '좀 더 귀엽게 해볼 수 있겠냐'고 하셨다"고 캐릭터 설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규형은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최대 수혜자라 불린다. 주인공 김제혁을 연기한 박해수를 시작으로 문래동 카이스트 박호산, 고박사 정민성 등 새로운 배우들이 발굴됐지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건 누가 뭐래도 이규형이다.

그는 "그에 대본이 어떻게 나올지는 몰랐지만 오디션 당일부터 '유한양, 재벌2세 캐릭터가 전사가 가장 큰 인물이다. 주인공보다 크다'는 얘기는 해주셨다. 그 뒤의 내용은, 큰 틀은 작가님과 감독님에게 이미 쓰여 있었을 거다"며 "제가 맡은 역할이 사랑을 받고 반응이 있다 보니 그래서 역할이 커진 게 아니냐 오해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얘가 동성애에다가 약을 하게 된 스토리나 부모님과의 갈등이나 이런 건 원래 처음부터 감독님과 작가님이 구상해놓으셨던 스토리다"고 짚어줬다.

이규형은 이 정도로 큰 사랑을 받을 걸 예상했을까. 사실 유한양 캐릭터는 '해롱이'로 많은 사랑을 받긴 했으나 동성애 코드를 갖고 있는 인물이기도 했다.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는 그는 "동성애 코드가 있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다. 최대한 담백하게 그려져야 보는 사람들이 거부감이 덜 들 테고, 작품 안에서 무거운 내용도 있고 김제혁에게도 시련이 오고 방 안에서 환기를 시켜주는 그런 역할이었기 때문에 너무 거부감이 들면 환기도 안 될뿐더러 채널을 돌려버리면 안 되니까. 그 톤을 잡기 위해서 많은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퀴어 영화나 이런 것도 좀 찾아봤다. 게이분들이라고 다 막 이런 스타일도 아니다. 주변에 게이 분들하고 얘기를 나눠본 적이 있다. 제가 봤던 게이들 중엔 말하지 않으면 '저 사람 게이라고?'라고 할 정도로 누가 봐도 상남자인 사람이 있었다"며 "뽕기가 가득할 때는 논외로 하고 평상시 과거 회상 장면이나 이럴 때는 최대한 담백하게 하자는 생각이었다. 정말 친구처럼 보이게 그렇게 가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고 동성애 연기를 위해 준비한 게 많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마친 이규형은 뮤지컬 '팬레터'에 출연 중이다.(사진=엘앤컴퍼니 제공)

뉴스엔 김예은 kim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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