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 #뮤직]방탄소년단이 세운 사회공헌의 기준과 원칙

박건욱 2018. 1. 19.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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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이 사회공헌에 앞장서고 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탄소년단의 사회공헌 캠페인 ‘러브 마이셀프(LOVE MYSELF)’가 두 달 만에 모금액 6억 원을 넘었다. ‘러브 마이셀프’는 방탄소년단이 유니세프의 글로벌 아동 및 청소년 폭력 근절 캠페인 ‘엔드 바이올런스(#ENDviolence)’를 지원하는 사회공헌 프로젝트다. 캠페인 시작과 함께 방탄소년단과 빅히트가 기부한 5억 원에 2개월 간 세계 각지에서 모인 개인 기부금, ‘2017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은 빅히트 방시혁 대표의 상금 1천만 원 등이 포함된 금액이 모였다. 지난 두 달간 진행된 방탄소년단의 ‘러브 마이셀프’는 단순한 금액과 훈훈한 미담 차원을 넘어 성숙한 사회공헌과 기부 방식의 기준을 제시한다.

▲ ‘러브 마이셀프’ : 메시지의 정립

방탄소년단은 ‘러브 마이셀프’, 즉 “스스로를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아동 및 청소년 폭력 근절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방탄소년단이 제시한 슬로건이다. 사회에 만연한 증오와 분노, 폭력은 내면의 사랑을 깨닫고 타인에 대한 공감과 이해, 포용만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의미가 담겼다.

다소 관념적이고 추상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방탄소년단은 자신들의 사회공헌 목적을 ‘러브 마이셀프’로 압축해 표현한다. 실제로 방탄소년단과 같은 셀러브리티가 사회공헌 캠페인을 전개할 때 의미를 가지는 것은 메시지의 전달이다. 단순히 기부처, 기부로 인한 실질적 효과만을 드러내는 방식과 다르다.

또 폭력문제의 경우 가해자에 대한 처벌과 피해자의 구제라는 상황 대처식 접근이라면 큰 의미가 없을지 모른다. 실제로 전 세계에 만연한 아동, 청소년 폭력의 문제는 일부의 기부를 통해 해결될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다. 국가적 차원에서 법과 제도적 장치들이 마련돼야 한다. 근본적으로 사회적 공감대와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 방탄소년단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범위에서 비전을 제시하고, 메시지를 확대하고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기 위한 최선을 찾아냈다.

▲ 3% : 기부 규모의 원칙

방탄소년단은 향후 2년 간 '러브 마이셀프' 펀드를 유지하고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 음반 판매 순익 3%, 캠페인 공식 굿즈 판매 순익 전액, 일반인 후원금 등으로 기금을 마련해 유니세프의 '엔드 바이올런스' 캠페인을 지원한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음반 판매 순익 3%라는 구체적인 숫자의 제시다. 이는 올바른 기부의 금액과 방식을 제안한다. 기부 수준과 규모를 구체화해 기부의 순수한 의도를 지키기 위함이다.

또 기부가 강요나 의무가 되는 것을 경계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기부 대상의 입장에서도 지나친 기부는 구조적 해결책보다는 단순히 현재 상황을 모면하는 임기응변으로 그칠 가능성이 엄연히 존재한다. 무엇보다 기부의 지속성의 문제가 가장 크다. 3%라는 숫자는 단순히 숫자의 크기를 떠나 방탄소년단이 제시한 기부의 원칙을 보여준다.

방탄소년단이 글로벌 프로젝트 'LOVE MYSELF' 캠페인 협약식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지숙 기자

▲ 2년 : 변화를 만드는데 필요한 시간

비단 하루를 봉사해도 의미가 있고, 단돈 10원을 기부해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 다만 근본적인 변화를 내기 위해서는 지속성이 필수적이며,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방탄소년단은 2년이라는 시간을 약속했다. 이 약속은 방탄소년단의 사회공헌의 순수성을 드러낸다. 미디어와 대중이 액수와 규모에 유독 관심이 크다는 건 주지하는 사실이지만 방탄소년단은 ‘러브 마이셀프’ 캠페인을 시작하며 금액보다는 2년이라는 시간에 방점을 찍었다. ‘러브 마이셀프’ 캠페인의 근본적 목적은 방탄소년단이 우리 사회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메시지가 모두의 상식이 되고,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는 것이다. 그것만이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 것이라는 믿음이다.

이를 위해서는 마땅히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대상들도 마찬가지다. 당장에 일어서는 것은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할지라도 스스로 걷는 데는 자신의 노력과 무엇보다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 동정보다 공감 : 사회공헌의 진심

지난해 캠페인 시작을 알리며 공개된 방탄소년단의 ‘러브 마이셀프’ 캠페인 영상은 메시지의 전달방식에서 기존의 캠페인과 분명한 차이를 드러냈다. ‘러브 마이셀프’는 대상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다. 폭력과 학대에 시달리는 아이들의 모습이 없다. 대신 미래(Future). 희망(Have hope), 믿음(Faith)라는 키워드와 ‘어린이와 청소년의 빛나는 웃음’ ‘두려움 없는 내일’ 이라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이처럼 메시지의 전달 방식과 태도의 차이에서 방탄소년단의 진심이 드러난다. 나눔은 ‘동정’이 아니라 ‘공감’이라는 사실이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방시혁 대표 역시 "이번 캠페인은 데뷔 때부터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고민해온 방탄소년단이 자신에 대한 믿음을 잃고 위축되어 고통 받는 젊은 세대에게 스스로에 대한 사랑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이는 자신의 가치를 비롯해 타인, 더 나아가 사회 전체의 소중한 가치를 인식하는 긍정적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한 활동의 연장선"이라고 밝혔다.

캠페인의 반향도 보편적이고 전 세계적이다. 캠페인 공식 트위터(@bts_love_myself) 팔로워는 현재 64만 명까지 증가했다. #BTSLoveMyself 해시태그는 280만 건을 넘어섰다. 방탄소년단이 보여준 진심의 결과다.

박건욱 기자 kun11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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