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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 조우진, 우는 얼굴에 전염되는 '가혹한 슬픔'

김지혜 기자 입력 2018.01.02 12:33 수정 2018.01.02 23:21 공감 0

누군가의 우는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나올 때가 있다.

상대가 되지 않고 마음을 온전히 이해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조우진은 하얀 면포 아래 싸늘히 식은 조카의 주검을 본 뒤 얼굴을 일그러뜨린다.

조우진은 "'1987'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무거운 질문을 던지는 영화다. 어떤 역할이든 작품에 참여하는것 만으로도 정말 뜻깊은 일이고, 배우라면 무조건 해야 하는 작품이 아닌가 생각했다. 책임과 의무감을 가지면서 참여했다"라며 뜻깊은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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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funE | 김지혜 기자] 누군가의 우는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나올 때가 있다. 상대가 되지 않고 마음을 온전히 이해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상대방의 슬픔과 분노, 아픔 등의 극단의 감정에 동화 상태가 된다면 그 감정을 어렴풋이나마 느낄 수 있다. 이른바 '감정적 동화'다.

지난해 12월 27일 개봉한 영화 '1987'(감독 장준환)에는 수많은 배우가 출연해 최고의 연기를 펼쳤다. 한 명의 주인공이 이끄는 영화가 아닌 10여 명이 넘는 배우들이 바통 터치하듯 극을 이끄는 이 작품에 대해 김윤석은 '쇼트트랙 같은 영화'라고 표현했다.

명연기 릴레이에서 극, 초반 관객의 감정을 흔들어 깨우는 배우가 있다. 바로 조우진이다. 출연 분량으로 치자면 5분 남짓, 신으로 치자면 세 신 정도다. 그는 조카(박종철)의 시신을 확인하러 국과수 부검실을 찾는 삼촌으로 분했다.

조우진은 하얀 면포 아래 싸늘히 식은 조카의 주검을 본 뒤 얼굴을 일그러뜨린다.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는 풍경에 소리 내 울지도 못하고 오열한다. 이 모습을 지켜본 수많은 관객이 함께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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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 중 사망한 한 대학생의 슬픔은 비단 가족만의 것은 아니다. 1987년이라는 폭압의 시대가 낳은 가혹한 희생은 오늘날에도 모두의 아픔으로 다가왔다. 

조우진은 오열신 한 장면으로 관객의 감정을 이 사건에 침투하게 했다.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작은 움직임을 멀찍이서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스크린 안으로 들어가게 하는 기폭제가 됐다.  

조우진은 "'1987'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무거운 질문을 던지는 영화다. 어떤 역할이든 작품에 참여하는것 만으로도 정말 뜻깊은 일이고, 배우라면 무조건 해야 하는 작품이 아닌가 생각했다. 책임과 의무감을 가지면서 참여했다”라며 뜻깊은 마음을 전했다. 

이어지는 장면에선 박종철의 아버지로 분한 배우 김종수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아들의 유해를 하늘에 보내주려 하지만 꽁꽁 언 강가 위를 겉돌 뿐이다. 결국 아버지는 차디간 겨울 강에 들어가 아들을 보낸다. 세상의 모든 아버지의 몸짓일 그의 행동은 관객을 또 한 번 울렸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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