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음악

'가요대전' 주인공은 안 보이고, LED 무대만 화면가득?

김상화 입력 2017.12.26. 10:41 수정 2017.12.26.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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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뷰] SBS <가요대전> 음향-연출은 아쉬워, 가수들의 퍼포먼스-진행은 합격점

[오마이뉴스 글:김상화, 편집:오수미]

ⓒ SBS
매년 연말 가요계를 결산하는 지상파 방송사들의 '가요대전'이 올해도 막을 올렸다. 25일 첫 주자 < 2017 SBS 가요대전>(아래 <가요대전>)이 방송됐다. SBS는 매년 'SAF: SBS 어워즈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으로 가요대전-연예대상-연기대상을 연계해 여러 행사와 함께 진행했지만, 올해는 이를 없애고 각 프로그램에만 전념하는 모습이다.

이번 <가요대전>도 일부 달라졌다. 지난 3년간 공연장으로 사용된 서울 코엑스 대신 고척돔으로 자리를 옮겼다. 자정 넘어 끝나기 일쑤였던 방송시간도 상당히 앞당겨 간결하게 마무리 지었다. 아이돌 가수를 좋아하는 10대 방청객이 많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바람직한 변화로 여길 만하다.

화려한 무대와 세트, 초라한 화면-음향
 < 2017 SBS 가요대전> 주요 장면. 화려한 무대 세트는 인상적이었지만 정작 화면에서 가수들의 공연 장면은 푸대접 받다시피 했다.
ⓒ SBS
<가요대전>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화려한 무대였다. 특히 무대 뒤편과 바닥을 모두 채운 고화질 LED 대형 화면이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이 때문에 '주객이 전도'되는 상황은 아쉬웠다. <가요대전>의 주인공은 가수들이지만, 이날 카메라는 가수들의 퍼포먼스 대신 LED 화면과 고척돔 내부 전경을 담느라 급급했다. '포인트 안무' 장면에서 갑자기 풀샷을 잡는다거나 가수들의 뒷모습 장면도 불필요하리만치 많이 등장했다. 출연진의 얼굴 한 번 보기 힘들 만큼 불안정한 구도의 화면이 3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엄청난 비용이 투입된 무대를 강조해서 보여주고자 했던 의도는 물론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가요대전>을 빛내는 가수들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부분은 패착이었다.

지난해 최악의 음향 사고가 빚어진 데 반해 올해는 별 탈 없이 진행된 점은 작은 위안거리다. 그러나 양질의 소리를 들려준 건 결코 아니었다. 공연 전문가들조차 음향 설정에 어려움을 겪는 장소가 돔구장이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일부 가수들의 음향은 심하게 답답한 느낌을 줬다. 어설픈 화면과 음향이 SBS <가요대전>의 '전통(?)'이 돼선 곤란하다.

이밖에 선배 가수곡 리메이크, 컬래버레이션 등의 특별 무대 구성 역시 신선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적, 엄정화 등이 보여준 고참의 품격
 이날 <가요대전>에 출연한 엄정화, 이적의 공연. 각각 화려한 퍼포먼스, 가창력을 선보이며 고참의 품격을 증명했다.
ⓒ SBS
연말 가요 시상식 출연진 대부분을 아이돌 그룹으로 채운다는 지적은 몇 해 전부터 이어졌다. 비판을 피하기 위해 올해 <가요대전>에는 선배 가수들의 특별 무대가 준비됐다. 지난 14일 새 앨범 <흔적 Part 1 >을 발표한 가수 이적은 신곡 '나침반' 무대와 함께 헤이즈와 듀엣으로 '달팽이'를 선보였다. 이적은 최근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태였지만 흡인력 있는 가창력을 자랑했다.

관록의 디바 엄정화는 2년 연속 <가요대전> 무대에 올라 특유의 카리스마를 뽐냈다. 13일 발표한 신곡 '엔딩 크레디트'의 파격적인 퍼포먼스는 20년 이상 어린 후배들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유희열-아이유의 무리 없는 진행, 방탄소년단 화려한 퍼포먼스 눈길
 이날 <가요대전> MC를 맡은 아이유-유희열이 '내 사랑 내곁에'를 들려줬다.
ⓒ SBS
제작진에 대한 아쉬움은 여전히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행을 맡은 가수 유희열과 아이유는 큰 탈 없이 3시간짜리 생방송 무대를 잘 이끌었다. 아이유는 <팔레트> 앨범 수록곡 '이 지금' 무대와 함께 고(故) 김현식의 명곡 '내 사랑 내 곁에'를 멋지게 소화해, 가수로서도 시청자들의 귀를 즐겁게 했다.

올해 뜨거웠던 그룹 워너원 방탄소년단 엑소 등은 음향, 화면의 악조건 속에서도 화려한 볼거리의 퍼포먼스를 선사했다. 특히 수십 명의 백댄서들과 함께 역동적인 무대를 보여준 방탄소년단의 'Not Today'는 이날 <가요대전>의 백미였다. 이번 <가요대전>을 간략히 요약하자면 '제작진의 부족함을 가수들의 힘으로 메웠다'고 할 수 있다.

한편 <가요대전> 1부 말미엔 지난 18일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그룹 샤이니 멤버 종현의 '하루의 끝'을 짤막하게 들려주며 그를 애도했다. 같은 소속사 엑소와 레드벨벳 등은 그를 추모하는 리본을 달고 <가요대전>에 참석해, 화려함과 즐거움 속에서도 그를 잊지 않았다.
▲ NCT127-레드벨벳-엑소, 종현을 기억하며 25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 2017 SBS가요대전> 포토월에서 SM 엔터테인먼트 소속 NCT127, 레드벨벳, 엑소가 같은 소속사인 샤이니의 멤버 고 종현을 추모하는 검은 리본을 가슴에 달고 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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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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