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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한 부인과 2살 딸 두고 하늘로 떠난 캘리포니아 소방관

입력 2017.12.15 14:56 수정 2017.12.15 17:36 공감 0

부인 애슐리는 내년 봄 둘째 아이 출산을 앞두고 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이 아이'들'을 놔두고, 미국 샌디에이고 소방국 소속 소방 엔지니어 코리 아이버슨은 2주째 꺼지지 않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 남서부 대형 산불 현장에서 진화 작업을 하다 화마에 휩싸여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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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파이어' 진화 작업 중 순직

[한겨레]

산불을 끄다 순직한 소방관 코리 아이버슨의 모습

부인 애슐리는 내년 봄 둘째 아이 출산을 앞두고 있다. 두 살난 딸의 이름은 이비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이 아이‘들’을 놔두고, 미국 샌디에이고 소방국 소속 소방 엔지니어 코리 아이버슨은 2주째 꺼지지 않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 남서부 대형 산불 현장에서 진화 작업을 하다 화마에 휩싸여 목숨을 잃었다. 이제 겨우 서른두 살이었다.

코리 아이버슨의 가족사진. (왼쪽부터) 딸 이비, 부인 애슐리, 코리 아이버슨. 코리 아이버슨 페이스북 갈무리

캘리포니아 주 산림소방방재국 켄 핌롯 국장은 14일(현지시간) 브리핑을 열고 “코리 아이버슨이 화재 진압 도중 숨을 거두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며 “화재 진압에 총력을 기울이는 동시에 코리가 비극적으로 숨지게 된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코리는 2009년부터 샌디에이고 소방국 소속 소방 엔지니어로 일해 왔다. 그는 이번 산불 중 가장 피해 규모가 큰 토머스 산불의 동쪽 끝자락에서 진화 작업을 벌이다 순직했다. 현장에는 같은 진압팀 동료 요원 2∼3명이 있었다. 켄 국장은 침통한 표정으로 “소방관 사망 소식을 전하게 돼 매우 슬프다. 코리 가족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모든 전선의 소방대원들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덧붙였다.

안타까운 소식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도 이웃 주민들과 누리꾼들의 추모가 이어졌다. 병원에서 사망 판정을 받은 코리의 시신 운구 행렬에는 동료 소방관들이 줄을 지어 배웅했다.

코리 아이버슨의 시신 운구 행렬. 페이스북 갈무리

제리 브라운 주지사는 “코리의 비극적인 죽음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캘리포니아 주민을 위해 코리가 헌신한 시간들과 그의 용기는 평생 잊지 않겠다”고 애도사를 전했다.

캘리포니아 산불 현장에는 현재 소방인력 9500여 명이 진화 작업을 펼치고 있다. 소방차 1000여 대, 헬기 27대가 동원돼 있다. 지난 4일 벤추라에서 시작돼 11일째 이어지고 있는 토머스 산불은 벤추라 인근 오하이 지역과 몬테시토 카운티 등을 태운 뒤 캘리포니아 서부 해안 관광도시 샌타바버라까지 위협하고 있다.

이 불은 지금까지 모두 24만2500에이커(약 980㎢)의 면적을 태웠다. 서울시 전체 면적(605㎢)의 1.6배에 달한다. LA타임스는 토머스 산불이 1932년부터 산불 피해 면적을 기록한 이후로 캘리포니아 주에서 발생한 역대 4번째 큰불로 기록됐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 소방당국은 산불을 완전히 진화하는 데 3주 정도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재호 기자 p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