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美 900만명 시청, 3대 토크쇼 출연.. 우리도 신기해요"

로스앤젤레스(LA)/강동철 특파원 2017. 11. 22.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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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서 본지와 단독 인터뷰]
아메리칸뮤직어워즈 초청.. 축하공연 무대로 미국 데뷔
"음악·퍼포먼스·소셜미디어까지 우린 팬들에게 종합 선물 세트"

전 세계 1000만명 이상의 팬을 거느린 팝스타가 된 기분은 어떤 걸까. 한국에서 이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팀은 지금 단 한 팀뿐이다. 7인조 보이 그룹 '방탄소년단'. 이들은 지난 19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아메리칸뮤직어워즈(AMAs)' 축하 공연 무대로 미국 데뷔전을 치렀다. 공연 다음 날 현지에서 본지와 단독으로 만난 방탄소년단은 "무대에 선 게 실감 나지 않는다"며 흥분했다. 리더인 'RM'을 비롯해 슈가, 진, 제이홉, 지민, 뷔, 정국 등 7명의 멤버는 2시간 인터뷰 내내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청춘이었다.

―'실감 나지 않는다' 이상의 감회가 있을 것 같다.

RM "그래미·빌보드와 함께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음악 시상식인 AMAs에 섰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행복했다. AMAs는 방탄소년단을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무대의 주역으로 존중해주고 대우해줬다."

진 "올해 빌보드에서 상 받고, AMAs 공연까지 하면서 너무 빠른 속도로 성장한 것 같아 신기하다."

방탄소년단의 미국 데뷔 무대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약 900만명의 미국 시청자가 시상식을 독점 중계한 ABC TV를 통해 지켜봤다. 공연 도중 구글 실시간 트렌드 1위를 기록했고, 트위터에 이들을 언급한 글이 2000만건 넘게 올라왔다. CBS '더 레이트 레이트 쇼', ABC '지미 키멜 라이브', NBC '엘런 디제너러스 쇼' 등 미국 3대 전국 방송의 간판 토크쇼에 출연하며 미국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2012년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걸었던 길이다. 다른 게 있다면 '원히트원더(일회성 성공)'에 가까웠던 싸이와 달리 방탄소년단엔 전 세계에 걸쳐 팬층이 있다는 점이다. 지난 5월 '빌보드어워드'에서 이들에게 '톱소셜아티스트' 상을 준 이유다. 세계적 아이돌 스타 저스틴 비버가 지난 6년간 독식했던 이 상을 수상하면서 방탄소년단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팀이 됐다.

한글로 쓴 피켓을 들고 방탄소년단의 공연을 보러 온 미국 팬들. /AFP 연합뉴스

―빠른 성공의 비결은 뭘까.

RM "방탄소년단은 종합 선물 세트라고 생각한다. 음악, 퍼포먼스, 의상, 뮤직비디오, 소셜 미디어까지 다양한 통로로 팬들이 모여든다. 여기서 결집된 힘이 다시 방탄소년단을 끌어올린다."

뷔 "멤버 중 누구 하나 튀려고 하지 않고, 공존하고 조화를 이뤄가는 모습을 사랑해주는 것 같다."

평단은 방탄소년단의 음악을 '1990년대 한국 아이돌의 재현'이라 분석한다. 사랑 노래가 아니라 학교 폭력, 청춘의 방황 같은 주제를 많이 다루기 때문이다. 과거 서태지와 아이들의 '하여가'나 '교실이데아', HOT의 '전사의 후예' 같은 곡들과 궤를 같이한다.

―방탄소년단 음악을 간단히 정의한다면.

제이홉 "같은 세대, 또래 친구들의 고민과 주변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는 점이 우리 음악의 특징이다. 학교 폭력부터 청춘의 방황까지 우리가 성장하는 과정을 그대로 담고 있는 것이 어필하는 것 같다."

방탄소년단이 글로벌 스타로 성장한 데는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 역할이 지대했다. 데뷔하기 전부터 트위터 계정을 만들어 팬들과 소통했다. 또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방탄밤(bomb)'이라는 리얼리티 예능 영상도 올린다. 외국 팬들은 이를 꾸준히 시청하며 한글까지 배운다. AMAs 청중의 절반 이상은 손에 한글로 '방탄소년단♡'가 쓰인 응원 도구를 들고 'BTS'라고 새긴 옷을 입었다. 객석 전체에서 "걱정하지 마 러브(LOVE), 이 모든 건 우연이 아니니까"라는 한국말 가사가 울려 퍼졌다.

―다른 K팝 아이돌 그룹과의 차별점이라면?

RM "서사(敍事)와 공존(共存)이다. 우리는 바닥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어떻게 성장해 왔는지를 음악으로 보여준다."

슈가 "혼자서 '하드캐리(혼자 주도한다는 뜻의 은어)' 하겠다고 생각하는 멤버가 한 명도 없다."

지민 "무대에 단연 자부심이 있다. 못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이젠 하지 않는다."

'소년들'은 질문을 받을 때마다 책상 위에 손을 올린 채 골똘히 생각하고 답했다. 동시에 말문이 열리면 서로에게 발언권을 양보하느라 바빴다. RM은 "SNS 계정을 함께 쓰기 시작하면서 말하는 것, 글 올리는 것 하나하나 다른 멤버들을 배려하는 것이 몸에 뱄다"며 웃었다. 새로운 고민거리가 생겼다고도 했다.

"처음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공연할 때, 처음 해외 공연을 나갈 땐 선배 가수들이나 방시혁 대표에게 조언을 구했어요. 한데 지금은 더 이상 물어볼 곳이 없어요. 빌보드 수상 이후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모두 처음 겪는 것이니까요." 그들이 내린 결론은 의외로 단순했다. "우리가 지금까지 해 왔던 음악 그대로 하려고요. 팬들이 우리를 여기까지 이끌어줬으니 결국 답도 팬들에게 있는 것 아닐까요?" 오대양·육대주에 1000만명의 팬을 둔 팝스타들이 생각하는 음악은 결국 '소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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