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ye] 양현석을 심사합니다 : 독한 혀의 자가당착

2017. 11. 12.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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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의 미덕은 꿈입니다.

'YG' 수장 양현석이 아이돌의 멘토를 자처하고 나섰습니다.

감히, 양현석의 심사평을 심사하려고 합니다.

이 방송의 미덕은 시청률이며, 양현석의 목적은 이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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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의 미덕은 꿈입니다.

'배관공'이 가수가 될 수 있고

'알바왕'이 아이돌이 됩니다.

그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멘토링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YG' 수장 양현석이 아이돌의 멘토를 자처하고 나섰습니다. 70여개의 기획사를 방문해 400여명의 연습생을 심사했습니다.

믹.스.나.인. 문자 그대로 '섞는다' (mix)는 겁니다. 400명 중에 딱 9명만. 그들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 K팝 스타로 만들겠다는 계획입니다.

"신랄하고 치밀하게 평가했습니다. 70여개 기획사 중 90% 이상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동안 발견하지 못한 단점을 신랄하게 꼬집을 때도 있었는데…." (양현석)

그런데, 여전히 의도를 모르겠습니다. 과시하는 것인지 가르치는 것인지…. 만약 후자라고 하면, 그의 방식은 꿈이 아닌 악몽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믹스나인' 2회. 양현석은 '코코소리' 출신 김소리에게 독설부터 퍼붓습니다.

"아이돌 하기엔 나이가…. 28살, 은퇴할 나이 같은데?" (양현석)

노래를 부르기도 전에, 비아냥을 들어야 했습니다. 김소리는 "저는 이제 시작"이라고 대꾸했습니다. 하지만 양현석의 독설도 이제 시작이라는 것.

"이 나이 될 동안 뭐 한거에요? 코코소리? 망했죠?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하는 거에요." (양현석)

양현석은 김소리의 말을 끊고, 연타를 날렸습니다. "어쨌거나 1집이 망한 게 아니냐"며 무시했습니다.

결국 김소리는 개인 인터뷰에서 눈물을 토해냈습니다. 

"저는 꿈만 바라보고 열심히 해왔을 뿐이에요. 그런데 사람들은 '망했다' 이제와서 '나이가 많네' 얘기해요. 저는 그냥 열심히 해왔을 뿐인데…." (김소리) 

물론, 채찍 뒤엔 당근도 건넸습니다.

"제가 그동안 얼마나 많은 '감성팔이'와 '사연팔이'를 봤겠어요? 지금 다 간절하지…. 심사평 한 마디로 말씀드릴까요? 잘했다." (앙현석)

양현석은 혀는 독했습니다. 그러나 비판과 비난은 다릅니다. 양현석은 '실력'을 비판한 게 아니라 '나이'를 비난했습니다. 이는, 일종의 인신공격입니다.

박봄과 산다라 박의 26살(데뷔)은 고진감래고, 김소리의 28살은 허송세월일까요. 

양현석의 전능함(?)에 우려를 드러내는 관계자도 많습니다. "내가 정답"이라는 아집이 만드는 부작용들. 다음은 한 중소 기획사 관계자의 이야기입니다.

"기획사 마다 추구하는 (음악) 성향이 달라요. 모든 기획사가 힙합을 하는 건 아니죠. 일례로 우리 회사에선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니에요."

이 관계자는, '다름'과 '틀림'을 인지하길 바랐습니다.

"YG와 다르다고 틀린 게 아니에요. K팝이 발전한 건 다양성 덕분입니다. 하지만 양현석은 자기 기준에서 어긋나면 틀렸다고 몰아붙이죠. (연습생들이) 받는 상처는 큽니다."

양현석은 '서태지와 아이들' 출신입니다. 당시에는 '아이' 역할이었습니다. 하지만 뛰어난 사업 수단으로 캐시 플로우를 구축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YG를 3대 기획사로 키웠습니다.

그는 가끔, 고정관념을 깼습니다. 얼굴보다, 나이보다, 개성을 중시했습니다. 박봄이나 산다라박을 26세에 데뷔시키기도 했습니다. '빅뱅'과 '투애니원'이 그랬습니다.

그런데 지금 양현석은, 아집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이에 자가당착의 우를 범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연습생의 좌절을 '사연팔이'로, 그의 눈물을 '감성팔이'로 치부했습니다.

하지만 진짜 '감성팔이'는 "누군가 준 담배를 (대마인지) 모르고 피웠다"는 지디의 억지 감성입니다. 진짜 '사연팔이'는 "한서희가 준 전자담배를 피웠을 뿐"이라는 탑의 거짓 사연입니다.

감히, 양현석의 심사평을 심사하려고 합니다.

다수의 상담심리 전문가에게 문의했습니다. 그들은 한 목소리로 "독설을 통한 동기부여는 없다. 적합한, 적당한, 정확한 피드백을 줘야한다"고 말했습니다.

김혜원 박사(청담심리상담센터)는 "실력이 아닌 조건을 문제 삼는다면 오히려 상처를 준다"면서 "독설은 긍정적인 충격을 일으키는 게 아니다"고 지적했습니다.

"만일 자존감이 낮은 연습생이라면 큰 데미지를 받았겠죠. 매스컴에 노출되는 상황에서 '망했지?', '뭐했냐' 등의 이야기는 상처만 남길 뿐입니다."

물론, '믹스나인'은 교육방송이 아닙니다. 양현석은 시대의 멘토도 아닙니다. 이 방송의 미덕은 시청률이며, 양현석의 목적은 이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 한 예능 출연자의 독설을 곱씹는 건 반면교사의 이유입니다. 부정적인 측면에서 얻는 깨달음…. 단점은 꼬집어주고, 장점은 끄집어내야 합니다.

<글=김지호·오명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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