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강하나 "자긍심 지키려 민족학교 재학, 일본친구 없어요"

조연경 2017. 9. 2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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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조연경]
재일교포 4세 강하나(17)는 영화 '귀향(조정래 감독)'을 통해 한국 영화와 인연을 맺었다. 그리고 그 인연은 2년이 지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통해 실제로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다시 전한 이들이다.

현재 일본 오사카에서 거주 중인 강하나는 현지 조선민족학교(히가시오사카 조선중급학교)에 다니며 한국말과 한국의 역사를 배우고 있다. 인터뷰 내내 똑부러진 한국말로 자신의 의사를 솔직하게 표현한 강하나는 "일본에서 사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도울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꼭 돕고 싶다"는 다부진 속내를 밝혔다.

'귀향' 역시 영화에 먼저 캐스팅 된 엄마(배우 김민수)가 받은 시나리오를 읽고 출연을 자청했다. 개봉 후 온라인 상에 신상이 세세하게 공개되면서 신변에 위협을 느끼기도 헀지만 그 시간이 강하나를 더욱 성장하게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일본 드라마·영화 출연요? 기회가 온다면 하고 싶지만 '귀향' 경력이 있으니 힘들지 않을까요." 한 마디에 담긴 메시지가 꽤 무거움에도 강하나는 씩씩하게 웃었다. 이 매력적인 배우를 한국에서나마 더 자주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 '귀향'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땐 어땠나. "처음에는 감독님이 연극 연습하는 것을 보러 오셨다. 일본어를 할 수 있는 배우, 재일교포로 일본어를 잘 할 수 있는 배우를 찾고 계시더라. 그 때까지만 해도 영화에 대한 이야기는 제대로 듣지 못해서 '한국의 영화 감독님이 왔네?'라고만 생각했다.(웃음) 며칠 후 감독님을 만나게 됐고 '나에게 이렇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생기다니' 싶어 신기했다."

- 하나 양의 친어머니이자 배우인 김민수 씨가 먼저 캐스팅 된 것으로 알고 있다. "맞다. '귀향'에서 위안소 관리인으로 나오셨다. 어머니가 전화로 '지금 여기 어디인데 이리로 좀 올래?'라고 하셔서 나갔고, 갔더니 감독님이 계시더라. 그 때 '귀향' 시나리오를 읽었다. 나에게 기회를 줘 감사했다." - 배우는 원래 꿈이었나. "4살 때부터 조금씩 연기를 했다. 어머니가 극단 단장을 하셔서 자연스럽게 연기를 하게 됐다. 하면 할 수록 점점 도 배우로 활동하고 싶어지더라. 연극 뿐만 아니라 영화도 기회가 있으면 계속 참여하고 싶다."

- 여러모로 어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았겠다. "너무 많이 받았다. 연극도, '귀향'도 '어머니가 없었다면 할 수 있었을까? 관심이 생겼을까?' 싶다. 특히 '귀향'은 처음으로 하는 영화 촬영이어서 긴장을 많이 했다. 어머니와 정민 캐릭터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정민이가 나오는 장면은 처음부터 끝까지 엄마의 연기 지도를 받았다. 그래서인지 내 연기를 보신 분들 중 어머니를 잘 아는 분들은 '어머니 연기 스타일과 똑같다'는 말씀을 한다.(웃음) 표정도, 목소리도 많이 닮았다더라."

- 일본에서는 연극 활동만 하고 있는 것인가. "연극만 한다. 한국처럼 일본에도 극단이 아주 많이 있다. 작은 극단도 있고 큰 극단도 있다. 오사카 지역만 해도 연극 환경이 빠른 속도로 발달하고 있다. 재일교포로서 연극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들이 있다. 연기도, 목소리도 크게 크게 내려고 한다."
- 응원도 많이 받을 것 같다. "교포들이 모여 하는 연극이다 보니까 보러 오는 분들도 교포 분들이 많다. 교포에 대한 이해가 있는 일본 관객도 간혹 보인다. 또 스태프 분들 중에는 일본인들이 꽤 많다. 도움받고 있다. 전국에 있는 민족 학교로로 순회공연을 가기도 하는데 갈 때마다 응원을 많이 해주셔서 힘이 난다. 한국에서도 공연한다."

- 직접 경함한 연극의 재미는 무엇인가. "개인적으로 마당극을 정말 좋아한다. 무대 연기도 재미있는데 마당극은 관객들과 함께 놀게 된다. 배우와 관객이 같은 위치에 있다. 관객들의 얼굴이 너무 가까이 보여 긴장할 때도 많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관객들의 반응을 보는 재미가 크다."

- 애정하는 캐릭터가 있다면. "초등학교 5학년 때 굉장히 밝은 남자 캐릭터를 연기한 적이 있다. 그 때 신선함을 느꼈고 즐겁게 연기했던 기억이 있다. 그 동안 계속 조용하거나 내적으로, 속에 무언가를 품고 있는 성격의 역할을 주로 연기했는데 밝은 연기를 하니까 그 이상의 재미가 있더라. 평소 성격이 막 떠드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그런지 더 재미있었다."

- 그럼 앞으로 연기해 보고 싶은 캐릭터가 있나. "음…. 어떤 캐릭터가 있지?(웃음) 욕심은 많은데…. 하하. 무슨 역할이든 많이 많이 좀 많~이 해보고 싶다. 악역도 좋다. 가지각색의 캐릭터를 다 한 번씩은 경험해 보고 싶다. '다른 사람인 줄 알았어!'라는 말도 꼭 한 번 들어보고 싶다."

- 한국말을 굉장히 잘해서 깜짝 깜짝 놀라고 있다. "아니다. 아니다. 더 배워야 한다. (웃음) 일본에 조선민족학교가 있는데 초등학교 때부터 다녔다. 한국말과 글은 학교에서 다 배웠다." - 민족학교에 다니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나에게 우리말과 글을 가르쳐 준 곳이 민족학교이고, 역사도 마찬가지다. 일본에서 조선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일본 학교보다 민족 학교에 다니는 것이 더 좋다. 부모님도 원하셨고. 민족학교를 계속 다녀야만 내 자긍심을 지키며 더 떳떳하게 살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들의 학교니까. 선생님들도 교포 분들이다."

-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입장에서 현재 일본 내 한국에 대한 반응과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어떤가. "의외로 한국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다. 물론 반대로 무조건 좋은 방향으로는 못 보는 분들도 많다. 사실 어려운 문제다. 모든 나라가 평화롭게, 사이좋게 지냈으면 좋겠다. 전쟁은 너무 무섭고 어디에서든 절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당연히 그 이전에 해결돼야 할 문제는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 일본의 사과는 무조건 받아내야 한다."

- 오해받는 부분도 있을까. "일본에서 보다는 가끔 한국에 오면 교포의 존재를 잘 모르는 분들이 많아 오해를 사는 경우가 종종 있다. 꼭 먼저 '일본 분이세요?'라고 묻더라.(웃음) 민족학교에 대한 인식도 잘 없는 것 같다. 아는 분들은 극히 소수? 그래서 궁금해 하면 친절하게 설명해 드린다. 관심은 늘 감사하다." - 일본인 친구도 있나. "유치원 때부터 민족학교를 다녔다. 그래서 일본인 친구는 없다. 아예 없다. 유치원에 다니기 전 보육소라는 곳에 다닐 땐 있었다. 근데 지금은 교포 친구들과만 소통한다."

>> ③에서 계속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ins.com 사진= 제이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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