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 故 이해령 살인사건, 용의자들 만나보니(종합)

뉴스엔 2017. 8. 27.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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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이민지 기자]

이해령 씨 살인사건의 범인은 누구일까.

8월 26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12년째 풀리지 않은 고 이해령 씨 살인사건을 파해쳤다. 고 이해령 씨는 공부를 좋아하고 단아한 미모를 자랑하는, 성품도 아름다운 모든 면에서 부족한 면이 없었다. 많은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며 재력가로 알려진 집안의 며느리가 됐다. 남부러울 것 없던 그녀에게 비극적인 일이 발생한 것은 신혼 1년이 조금 넘긴 2005년 6월 어느날이었다.

서울 성북구의 한 미입주 아파트. 고 이해령 씨는 그곳에서 발견됐다. 최초 목격자 민혁(가명) 씨는 비어있는 집안에서 악취가 났다고 밝혔다. 그가 안방 화장실 문에서 목격한 것은 상당히 부패가 진행된 사람의 다리였다. 경찰 확인 결과 시신은 일주일 전 실종된 이해령 씨였다.

소식을 들은 가족들의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이해령씨의 시신이 아무 연고도 없는 미입주 아파트 안방 화장실에서 발견됐다는 것이다. 발견된 장소부터 시신 상태까지 모든 것이 의문 투성이었다. 뚜렷한 외상이 없었기 때문. 그럼에도 욕실 바닥에는 혈흔이 가득했다.

부검을 했지만 심각한 부패로 인해 사인은 불명이었다. 목에 피부 까짐이 조금 있고 갑상선 연골에 골절이 의심되는 흔적이 있어 목을 졸라 살해한 것이 가장 유력한 정도다. 말려 내려온 속옷 등으로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추정됐지만 시신은 물론 속옷에서도 정액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 고가의 시계, 휴대전화와 신분증, 신용카드, 상품권, 현금 등 모든 소지품도 그대로 남아있었다.

성폭행 흔적도 없고 강도도 아니라면 이해령 씨는 대체 왜 살해 당한 것일까.

시신이 발견된 안방 화장실 외에는 납치나 폭행 등 어떤 강제력의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 때문에 면식범에 의한 범죄로 무게가 기울었다. 또 국가수 검사 결과 타액에서 남자의 DNA가 발견됐다. 지인들 400여명을 조사했으나 누구도 피해자 시신에서 발견된 타액과 일치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날 해령 씨와 함께 미입주 아파트 안방 화장실에 있었던 범인은 누구일까.

이해령 씨가 목숨을 잃은 뒤 12년이 흘렀다. 사건은 한평 남짓한 좁은 공간에서 벌어졌고 현장에서는 피해자의 것과 다른 남자의 DNA가 발견됐다. 당시 경찰은 33명의 형사를 투입해 1년 가까이 대대적인 수사를 벌였다. 하지만 면봉 4개에 남은 DNA 주인을 찾지 못했다. 담당 형사들은 유력한 용의자를 찾을 때마다 이 DNA가 발목을 잡았다고 밝혔다.

당시 강남 신혼집에 살던 이해령 씨는 왜 강북 미입주 아파트에 갔을까.

이해령씨는 실종되던 날 아침 어머니와 통화했다. 출근하는 남편을 배웅한 뒤 오전 9시께 집을 나섰다는 이해령씨는 어머니에게 말한대로 강남 한 한복집을 찾았다. 근처 음식점에서 도시락을 구입하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 도시락을 산 이해령씨는 대학 은사의 연구실을 찾았다. 학창 시절 유난히 믿고 따르던 교수님의 부탁으로 학술행사 자원봉사를 위해 거의 매일 학교를 나가고 있었다. 교수와 헤어진 뒤 학교 근처 은행에 들러 자원봉사를 함께 한 후배와 7분 가량 통화한 것이 마지막 흔적이었다.

이해령 씨 가방 속 영수증을 토대로 은행 CCTV를 확인한 결과 오후 2시23분께 은행을 나와 지하철로 향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 비어있는 아파트 화장실에서 발견됐다. 이 아파트는 마지막 목격된 은행에서 3km 정도 떨어져 있던 곳이다. 이해령씨가 갈 이유가 없는 곳이다.

이해령 씨 부검 결과 간, 비장에서 알코올 농도가 0.14% 정도 검출됐다. 법의학자들에 따지면 이는 만취상태였을 가능성이 높다. 아파트로 가기 전 만취할 정도로 술을 마셨다는 이야기다. 이해령 씨 위장에서 고춧가루, 쌀밥알 등이 발견되기도 했다.

대학친구들은 이해령 씨가 만취할 정도로 술을 마셨다는 부검결과 자체를 믿지 못하겠다고 했다. 이성적인 성격의 이해령 씨가 만취할 정도로 술을 마시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는 것. 더구나 이해령 씨는 당시 4개월 넘게 위장병으로 치료까지 받던 중이었다.

이해령씨가 실종된 6월 9일 이 아파트 안에서 CCTV가 정상 작용된 것은 지하주차장 한군데 뿐이었다. 입주 전이라 아파트 전체가 보안에 매우 취약한 상태였다. 게다가 최초 발견자는 당시 해당 집의 현관문은 비밀번호도 누를 필요없이 열 수 있었다고 밝혔다. 당시 이 아파트를 드나들 수 있는 사람들은 수백명이 이르렀다. 최초 발견자는 "일주일간 한명도 안 들어가봤다는게 의심스럽다. 누군가가 봤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찰들은 아파트 인근 부동산 중개업자들도 다 조사했다. 인근 부동산 중에서도 유난히 시달렸던 중개인이 있었다. 이 중개업자는 가택수색까지 당했다. 피해자 수첩에 부동산 이름과 연락처가 적혀있었기 때문이다. 이 중개업자는 "거래한 사실조차도 없다"고 말했다. 이해령씨는 왜 이 부동산 연락처를 메모해뒀던 것일까.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경찰이 용의자로 지목했던 사람들을 만났다.

서울에서 4시간 떨어져 있는 조용하고 작은 사찰에 이해령 씨의 위패가 있다. 이해령 씨는 3년 사귀던 남자친구와 망설이던 결혼을 결심을 할 때도 이곳의 법수스님에게 고민을 털어놨다고. 모두가 부러워할 만큼 부족함 없는 신랑은 어머니에게 최고의 사위였다.

어머니가 믿었던 사위에게 처음으로 의심을 품은건 딸의 실종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라고. 어머니는 친분이 두텁고 해령씨가 실종 당일 만났던 교수로부터 해령씨의 남편에게 애인이 있다더라는 말을 들었다. 그러나 남편은 이해령씨의 장례절차를 끝까지 함께 하고 5년간 기일마다 찾아왔다.

사실 이해령 씨 남편은 용의자 중 한 사람으로 조사를 받았고 해당 사건이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시댁과의 갈등이 죽음의 원인으로 거론됐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지금은 다른 가정을 꾸린 남편을 만났다.

이해령 씨 남편은 교수가 왜 자신에게 여자가 있다고 했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또 교수는 학교 노트북에서 이해령 씨의 유서가 있다고 밝혔다고. 남편은 "아무도 유서의 존재를 모르는데 교수가 유서가 있다고 했다. 암호가 걸려있었는데 교수가 암호를 풀었다. 일반적인 '미안하다' 이런 얘기였고 저희 부모님에 대한 얘기가 짧게 있었다. 자기 장례식 때 오시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살가운 시부모는 아니었지만 특별한 갈등도 없었다고. 이해령 씨 남편은 "젊을 때 사업해 모은 돈으로 땅을 좀 사놓으셨다. 그게 수백억원은 아니다. 내가 여자가 있었다? 근거가 없다. 교수가 말한거다. 유서도 교수가 말한거다"고 말했다.

이어 "해령이가 '교수가 이혼하려고 한다. 집을 알아보려고 한다'고 했다. 그래서 같이 봐주려고 한다고 했다. 난 그 얘기를 들었기 때문에 거기서 발견됐다고 했을 때 교수가 생각났다"고 밝혔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이 만난 교수는 "경찰 조사가 집중됐다. 고통 받았다. 남편이 저쪽에 이야기 한거 아닌가 생각도 든다"며 자신이 이해령 씨 남편 때문에 용의자로 지목 받아 고통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 애가 결혼 생활 자체를 힘들어했다는 걸 알고 있다. 중요한게 시부모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신이 경찰에 제출한 유서에 대해서는 기억이 분명하지 않았다. 교수는 "사무실에 발견됐던 해령이 노트에 있던 메모가 자살을 예고하는 듯한 글도 있었다. 그래서 형사 만났을 때도 자살 아니냐고 했다"고 말했다. 유서에 대해서도 "같이 일하던 후배들이 발견해서 형사들 줬을거다"고 말했다. 정작 교수가 언급한 후배는 금시초문인 것 같았다.

또 부동산 전화번호에 대해 교수는 "내가 아파트 하나 구해야 될 상황이라는 걸 해령이가 알고 있었다. 그것 때문에 간 것 아닌가. 죽은 장소가 그러니까 내 마음에 죄책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이 교수를 용의자로 지목한 것은 부동산 번호 외에도 이상한 흔적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실종 당일 이해령 씨와 점심을 먹고 헤어진 교수가 대학원 회의와 회식 자리에 참석한 것은 확인됐다. 하지만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은 부분도 있다. 교수는 7시에 회의를 마친 뒤 7시15분께 회식장소에 도착했다고 했지만 식당 주인은 교수가 예약된 7시30분보다 30~40분 늦게 왔다고 증언했다.

교수는 또 이해령 씨의 전 남자친구와 남편에게 이해령 씨의 행방에 대해 묻는 연락을 했다. 그때는 실종 사실이 알려지지도 않았던 시점이다.

이해령 씨 전 남자친구는 결혼 후에도 이해령 씨를 몇차례 만났던 사실 때문에 용의선상에 올랐다. 특정 직업도 없이 가짜 대학생 행세를 했던 전 남자친구가 우연을 가장해 미입주 아파트 근처에서 해령씨를 만난 것 아닌가 의심했다.

이해령 씨가 생전에 알던 모습과 너무도 다르게 살고 있는 남자. 어렵게 만난 그는 "내가 1번 용의자였다. 그때 어머니랑 막내 숙모, 여자친구랑 광안리에서 맥주한잔 하고 있었다. 시간이 늦었는데 (교수가) 어디냐고 전화가 왔다. 그 다음날인가 여동생한테 언니가 연락이 안된다고 전화왔다"고 말했다.

그는 "교수라는 사람이 나하고 같이 있을거니까 나한테 연락해보라고 이야기 했다고 한다. 이해가 안된다"고 덧붙였다. 자신이 가짜 대학생 행세를 한 것에 대해 그는 "헤어지고 난 다음이니까 잘 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거짓말 하면 막기 위해 다른 거짓말이 필요하다. 그러다 보면 주어담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과거의 남자친구, 남편, 교수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지만 어느 한명도 범인으로 단정짓지 못했다. 세명의 DNA 모두 해령 씨 시신에서 발견된 것과 일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교수는 경찰에서 이해령 씨와 내연 관계였다는 충격적인 진술을 했다. 교수는 이해령 씨 시신에서 DNA가 발견됐다는 말에 오해받고 싶지 않아 비밀을 털어놨다고 주장했다.

프로파일러들이 현장을 살펴본 결과 이해령 씨는 면식점과 이 집에 나란히 들어왔을 가능성도 있지만 비면식범을 만났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피해자와 범인이 미입주 아파트 안방 화장실까지 들어가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범행 시간. 어두운 밤이라면 피해자가 불도 켜지지 않은 아파트에 스스로 들어갔을 가능성은 적다. 자연광으로 오후 7시30분까지는 시야가 확보되는 상황. 이날 오후 2시에서 4시까지 방충망 공사가 있었기 때문에 범행 가능 시간은 오후 4시에서 일몰시간인 7시30분 사이로 추정할 수 있다.

피해자가 발견된 욕실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건 유리가 깨진 수납장과 여기에 걸려 있는 피해자 머리카락 한움큼. 이수정 교수는 "몸싸움이 있었고 여자는 저항했고 완력으로 제압하는 와중에 목숨이 끊어진 상황이 만들어졌다"고 분석했다. 또 피해자 가방이 어깨에 걸려있었다는 건 범인의 공격이 매우 급격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천정을 보고 누워있는 피해자의 신발이다. 엎드린 걸 다시 뒤집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오른쪽, 왼쪽 신발의 위치. 프로파일러는 "성범죄와 가장 깊은 행동적 특성을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성폭행에 완벽하게 성공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실패나 성공 자체가 성범죄들한테는 우리가 성적으로 갖고 있는 상식의 선과 다르다. 충분히 자기 성적인 의도를 만족시켰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애쉬워스(Ashworth) 브랜드 단추가 발견됐다. 미국에서 인기 있던 골프 웨어 브랜드. 국내에서는 2003년부터 2005년 사이 한 대기업이 상표권을 구입해 판매했지만 인지도가 낮고 가격은 높아 생산이 중단됐다.

패션 전문가들의 분석 결과 범인은 30대에서 50대 사이 경제적 형편이 나쁘지 않은, 여름용 재킷이나 면바지를 즐겨입는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범인이 가져간 것도 있다. 피해자가 입고 있던 원피스 앞자락이다. 현장에 남아있던 원피스는 앞 자락이 뜯겨 있었다. 현금이나 귀중품은 손도 대지 않은 범인이 원피스 앞자락만 가져간 이유는 무엇일까.

박지선 교수는 "원피스 앞자락에 범인이 누군지를 알 수 있는 DNA 정보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고 이수정 교수는 "지문은 확인이 안된다. 문 손잡이나 이런데는 피해자의 원피스 앞자락으로 지우고 나가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이상한 것은 원피스 앞자락을 찢어갈 만큼 흔적을 지운 범인이 왜 피해자의 몸에 남은 타액을 지우지 않았을까.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기 때문 아닐까.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뉴스엔 이민지 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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