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다가] 윤종신 '좋니', 윤종신표 이별 도돌이의 응축된 힘

입력 2017. 8. 16.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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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신 '좋니'와 관련된 콘텐츠에 어김없이 이 같은 댓글이 달린다.

이렇듯 그는 어떤 이에게는 예능 프로그램 MC일 뿐이지만 어떤 이에게는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윤종신이 아쉬울 터다.

'좋니'는 그동안 수도 없이 반복됐던 '윤종신 표 이별'의 도도리표다.

윤종신은 과거의 사랑과 이별을 현재로 끌어들이는 힘을 가진 라이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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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신 '좋니' (사진=미스틱엔터테인먼트)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박진희 기자] “이 아저씨 노래가 이렇게 좋았어?” “윤종신 ‘좋니’ 며칠 째 무한반복 중”

윤종신 ‘좋니’와 관련된 콘텐츠에 어김없이 이 같은 댓글이 달린다. 이렇듯 그는 어떤 이에게는 예능 프로그램 MC일 뿐이지만 어떤 이에게는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윤종신이 아쉬울 터다.

‘좋니’는 지난 6월 22일 발표한 싱글이다. 발표 당시만 해도 그저 매달 발표되는 윤종신 신곡 정도로만 여겨진 탓인지 음원차트 순위 100위 안에서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8월 들어서 서서히 상위권으로 진입하던 ‘좋니’는 16일 실시간차트 1위로 올라섰다. 최근 가장 핫(hot)하다는 워너원을 눌렀다.

뒷심을 발휘한 데는 가사가 주효하다. 서서히 무더위도 풀리고 문득 문득 가을이 느껴지는 8월 중순, 시기도 적절하다.

‘좋니’는 그동안 수도 없이 반복됐던 ‘윤종신 표 이별’의 도도리표다. 작사를 윤종신이 직접 한만큼 ‘이별의 온도’ ‘너의 결혼식’ 등에서 연상됐을 법한 추억 곱씹기다. 성시경에게 선사한 ‘내일 할 일’이나 수 없이 리메이크된 ‘이별택시’과 같이 이별 당시의 아픔을 그리지 않는다.

오랜 시간이 흐르고, 우연히 이별한 연인의 소식을 들었을 때의 알싸한 아픔이 있다. 여기에 ‘좋니’가 더 특별하게 와 닿는 이유는 슬픈 감정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민낯이 있기 때문이다.

“좋으니 사랑해서 사랑을 시작할 때/ 니가 얼마나 예쁜지 모르지/ 그 모습을 아직도 못잊어/ 헤어 나오지 못해”라며 사랑을 시작할 때를 곱씹어 여전히 잊지 못하는 명분을 만드는가 하면 “좋으니 그 사람 솔직히 견디기 버거워/ 니가 조금 더 힘들면 좋겠어/ 진짜 조금 내 십 분의 일 만이라도/ 아프다 행복해줘”라며 현재의 찌질한 진심도 드러낸다. 사실상 이것이 이별한 모든 이들의 진심이라고 다독이는 듯.

가사 후반부 “혹시 잠시라도 내가 떠오르면/ 걘 잘 지내 물어 봐줘/ 잘 지내라고 답할 걸 모두다/ 내가 잘 사는 줄 다 아니까/ 그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너무 잘 사는 척/ 후련한 척 살아가”라는 일상과는 대비되는 속내다.

윤종신은 과거의 사랑과 이별을 현재로 끌어들이는 힘을 가진 라이터다. 싱어로서의 윤종신이 MC 윤종신보다 조금 낯설다 싶을 때 적절히 “나는 싱어송라이터요”라고 낮은 음성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듯 ‘좋니’를 히트시켰다.

그리고 여전한 예능 버전으로 “철 지난 가수 좋아해 줘서 감사”하다는 인사도 잊지 않는다. 참 윤종신답다. ‘좋니’는 그 웃고 있는 얼굴 그리고 꾹꾹 눌러 담아 남 몰래 숨겨 놓은 감성이 빚어낸 흡사 반전 영화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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