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문1답] '비밀의 숲' 이수연 작가 "첫 출발부터 완벽한 배우·감독 만났다"

송송이 인턴기자 songdouble@kyunghyang.com 2017. 8. 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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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수사장르물의 붐으로 다양한 작품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tvN <비밀의 숲>은 가히 ‘정점’을 찍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가마저 제목을 따르듯 알려진 정보가 없는 비밀투성이였다. 이렇다할 전작도 없음에도 놀라운 필력을 두고 ‘기존의 중견 작가가 필명으로 낸 작품이다’라는 루머까지 돌았다. 보면 볼수록 놀라운 신인 이수연 작가와의 <일문일답>.

-<비밀의 숲>에서 가장 뛰어난 배우는 이수연 작가라는 말이 생겼다. 한국의 수사물은 <비밀의 숲> 전후로 나뉜다는 말, 앞으로 나올 모든 장르극이 <비밀의 숲>과 비견될 것이라는 말 같은 찬사가 쏟아졌다. 이런 이야기들이 앞으로 작품을 쓰면서 마음가짐에 영향을 끼칠 것 같나?

“물론 영향을 끼치겠지요. 무엇보다 제 안의 세계에서 저는 다음 드라마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습니다. 출발은 완벽한 배우분들과 뛰어난 감독님, 제작팀을 만났지만 두 번째까지, 더 욕심 부리자면 세 번째까지 제대로 된 게 나와야 그게 진짜 제 실력이라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비밀의숲’ 포스터, 사진 tvN

―직장 생활 중 집필한 것으로 화제가 됐습니다. 작업을 이어나갈 수 있었던 동력은 무엇일까요?

“처음 나간 기사에서 <비밀의 숲>을 제가 회사 재직 중에 썼으며 대여섯 개를 더 갖고 있다로 나가다 보니 그것이 기정사실화 되어버렸나 봅니다. 회사는 사실 아주 오래 전에 다녔습니다. 드라마 습작은 퇴직한 이후입니다. 전직을 많이 물어봐주셔서 그냥 회사원이라고 답을 드렸더니 회사 다니면서 쓴 걸로 읽히셨나 봅니다. 써 놓은 게 몇개 더 있다라고도 알려졌는데 공개하기에는 아직 좀 시기상조입니다.”

―주요인물(영은수)을 단번에 죽여버리는 패기는 한국 드라마에서 흔치 않은 결단이지 않았을까요?

“영은수의 죽음이나 결단이나 패기의 문제라기 보다는, 극 초반의 첫 번째, 두 번째 범죄까지는 모르는 사람이 죽어도 되지만 극 후반부, 그것도 결정적으로 범인이 밝혀지는 통로가 되는 죽음은 주요 인물이어야 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죽어서 안타까운 인물이요.”

―한여진 캐릭터는 역할을 맡은 배우 배두나가 창조한 면이 대본에 쓴 것보다 많다고 했습니다. 어떤 부분들인가요?

“제가 쓴 한여진 캐릭터의 사랑스러움, 유쾌함, 활달함, 믿음직함이 50이었다면 배우나 배우께서 구현한 한여진은 100입니다. 윤과장 체포 후에 여진이 자책하면서 시목과 전화하는 장면이라든가 하는 곳은 대본에 비해 감정이 훨씬 잘 전달된 곳입니다.”

―황시목의 이름을 두고 “시초가 되는 나무란 뜻으로 지었다”고 밝혔습니다. 사건의 시초이자 모든 증거를 넘기고 자살한 이창준이 ‘시목’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습니다만?

“창준을 괴물로 보느냐, 의인으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몸을 태워 빛을 밝히는 이름이 누구에게 더 어울리냐는 질문은 제게 있어 창준은 의인이 아닙니다. 촛불을 드느냐 칼을 잡느냐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황시목이 남해로 좌천되는 것은 극이 아닌 매우 현실적인 결말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 황시목은 여러 갈래의 길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에게 늘 한 길만 있었으며 사건 전에도 지금도 그 길만 걷고 있습니다.”

―서부지검에 복귀하는 서동재, 한조그룹 대표가 된 이연재, 그리고 이전 특임팀 멤버들의 사진을 보고 웃는 황시목의 모습이 최종화에 담겼습니다. 시즌2 계획을 염두에 둔 결말인가요?

“시즌2를 위해 어느 정도 열린 결말을 설정한 것은 아닙니다. 시즌2 얘기가 나오는 것은 매우 큰 기쁨이자 영광이지만 아시다시피 매우 많은 요건들이 맞아야 시즌2는 가능한 것입니다.”

<송송이 인턴기자 songdoub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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