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신잡' PDX작가 "언젠가 여자판도..다양한 조합 가능"(인터뷰③)

김윤지 2017. 7. 4.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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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우 PD(사진=tvN)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각 분야 전문가 4인이 끊임없이 대화한다. 음식에서 문학으로, 역사에서 과학에서 주제를 종잡을 수 없다. 티격태격하다 조용한 ‘팩트 폭격’이 이어지고, 느닷없는 ‘책 홍보 배틀’로 웃음을 안긴다. 케이블채널 tvN 예능프로그램 '알쓸신잡'이다.

'알쓸신잡'은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의 줄임말이다. 유시민 전 장관, 황교익 칼럼니스트, 김영하 작가, 정재승 뇌과학자가 출연한다. 가수 유희열이 MC를 맡았다. 일정한 흐름이나 특별한 메시지는 없다. 내로라하는 지식인들의 신나는 수다 한마당이 전부다. '잡학'을 넘어서는 지식의 깊이에 놀란다. 지적 허영심을 채워주는 데 이만한 프로그램이 없다. ‘인문예능은 재미없다’는 편견을 깨고 자체 최고 시청률 6.6%(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플랫폼 기준)를 기록하는 등 순항 중이다.

동시에 '알쓸신잡'은 기존 나영석 PD 사단의 포맷과 차별화된다. 여행이란 큰 틀은 유지하지만, 그 안을 채우는 인문학은 새로운 소재다. 이런 차이는 '알쓸신잡'을 공동 연출한 양정우 PD에서 출발한다. CJ E&M 공채 1기로 '신서유기', '삼시세끼' 등을 연출한 양 PD와 KBS2 '1박2일' 시절부터 나 PD와 함께 한 최재영 작가, ‘알쓸신잡’을 만드는 제작진을 만났다.

(인터뷰②에서 이어)―프로그램엔 제작진의 성향이나 관심사가 반영된다. 특히 ‘신서유기’, ‘신혼일기’, ‘윤식당’은 나 PD와 공동연출을 맡은 각 PD들의 강점이나 기질이 뚜렷하다. ‘알쓸신잡’은 양정우 PD의 어떤 특징이 녹아있나.

△양 PD=방송이 나가고 신효정 선배(‘신서유기’ 공동연출)에게 연락이 왔다. ‘너의 미토콘드리아가 담겨있다’고 하시더라. 예전부터 좋아하는 분들을 섭외했다. 취미가 과학도서 읽기이다 보니 정재승 선생님의 오랜 팬이다. 유시민 선생님은 대학 시절 누구나 한 번쯤 빠지는 분이지 않나. 김영하 작가님은 언론사 시험을 준비할 때 글을 필사하곤 했다.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마음이 편하고 즐거웠던 이유인 것 같다.

―사실 제작진이 첫 번째 시청자 아닌가. 제작진은 현장에서 출연자들의 이야기를 얼마나 이해하고 알아듣나.

△양 PD=점점 똑똑해지는 기분이다. 녹화 전에 준비 과정이 있고, 녹화 후에 팩트 체크를 한다. 제작진도 공부를 많이 한다.

△최 작가=글쎄…. '똑똑해 진다'는 것이 100점 만점에 30점에서 34점정도? (웃음) 선생님들은 특별한 분들이다. 소양이 정말 깊다. 책을 많이 읽어야겠다는 마음이 든다.

―시청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제작진의 노력이 돋보인다. 귀여운 컴퓨터 그래픽(CG)이나 용어 풀이, 자료화면 등 후반 작업에 공을 들이는 것 같다.

△최 작가=후반 작업이 중요하다. 재미와 팩트가 기준이 된다. 숫자 하나만 틀려도 이해 당사자에겐 큰 문제이지 않나. 그런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쓴다. 시청자에게 최대한 친절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알쓸신잡'은 예측불허한 대화가 특징이다. 한편으론 전체적인 흐름에 있어 연속성이 없다. 일부 시청자에겐 취약점이다.

△최 작가='알쓸신잡'은 비선형의 재미라고 하더라. 기승전결이나 서사의 구조를 가지고 이어지면 좋겠지만, 그렇게 촬영하기도 힘들고 의도하지도 않는다. 이야기의 흐름을 억지로 만들지 않는다.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따라 가려고 한다. 그 안에서 최대한 부드럽게 넘어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제작진이 풀어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최재영 작가(사진=tvN)
―방송으로 끝내기 아쉽다는 목소리도 있다. 애청자들은 방송 내용이 출판으로 이어지길 바라더라.

△양 PD=제안이나 요청이 있긴 하다. 현실적으론 어렵다고 본다. 선생님 모두 글을 쓰는 분들이고, 그 분들만의 계획이 있다. 섣불리 진행하기 어렵다.

―시청자 의견 중 성별·연령·분야가 더 다양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있다.

△양 PD=제작진 마음도 그렇다. 우선 여행이란 소재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기획 과정에서 유시민 선생님이란 인물을 정해놓고 조합을 만들었다. 후보 중에 여성 지식인도 있었는데, 짜다보니 자연스럽게 동성의 동년배들로 구성됐다. 시리즈가 계속될 수 있다면 다양한 인물로 구성해보고 싶다.

―이번 '알쓸신잡'은 감독편 없이 8회로 마무리된다. 벌써부터 시즌2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양 PD=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미흡했던 부분들을 보완해서 해보고 싶다.

△최 작가=감사한 말씀이다. 만약 프로그램이 자리를 잡는다면 성별·연령·분야를 바꿔서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다. 이야기를 확장하는 부분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하지만 늘 그렇듯 지상 최대 목표는 '이번주 방송'이다. 그렇게 체계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웃음) 일단 이번 프로그램을 잘 마무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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