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자>만 종일 상영하는 예술영화관 "이건 아니다"

성하훈 입력 2017. 6. 27. 17:35 수정 2017. 6. 29.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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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자> 개봉을 앞두고 일부 독립예술영화관이 상영시간 전체를 <옥자> 에 배정해 논란이 일 조짐이다.

29일 개봉하는 <옥자> 는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상영관들이 온라인 동시개봉 문제로 상영을 거부하기로 하면서 독립예술영화관들이 지원군으로 나선 상태다.

두 개의 상영관을 보유 중인 서대문의 한 독립예술영화관은 29일 한 개 상영관에 오직 <옥자> 만 상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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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예술영화극장 차지한 대작 <옥자> .. 다른 독립영화들은 '울상'

[오마이뉴스 글:성하훈, 편집:곽우신]

 28일 <옥자>만 하루종일 상영하는 광화문 예술영화 전용관 시간표.
ⓒ 성하훈
우려가 현실이 되는 걸까?

<옥자> 개봉을 앞두고 일부 독립예술영화관이 상영시간 전체를 <옥자>에 배정해 논란이 일 조짐이다. 29일 개봉하는 <옥자>는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상영관들이 온라인 동시개봉 문제로 상영을 거부하기로 하면서 독립예술영화관들이 지원군으로 나선 상태다.

지방의 독립예술영화전용관들 역시 관객의 선택권을 고려해 옥자의 상영을 결정한 가운데, 일부 극장이 29일 전관 <옥자> 상영을 계획하고 독립영화 감독들의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그나마 몇 안 되는 스크린이 560억 대작 영화에 밀려날 위기에 있어서다.

서울의 한 대표적 예술영화전용관은 29일 하루 동안 2개의 극장에서 오직 <옥자>만 상영한다. 하루 많게는 7~9편의 영화를 교차 상영하는 씨네큐브는 상영시간표가 확정된 29일부터 주말까지는 <옥자> 외에 상영되는 영화가 두 편 정도에 불과하다. 이들 영화도 하루 한두 번 상영될 뿐 나머지는 <옥자>가 차지하고 있다. 전체 상영 회차 12회 중 가장 적은 날이 9회 상영일 뿐 하루 10~12회 상영을 보장받고 있다. <옥자> 스크린이 몇 안 되는 탓에 예매율은 상당히 높게 나타나고 있다.

다른 예술영화관들도 엇비슷하다. 두 개의 상영관을 보유 중인 서대문의 한 독립예술영화관은 29일 한 개 상영관에 오직 <옥자>만 상영한다. 이후에는 하루 3회~4회 상영을 예정하고 있다. 단관극장들의 경우 하루 5~6회 상영 시간 중 2~3회 정도는 <옥자>를 상영하는데, 관객들이 늘어나는 오후나 저녁시간대를 차지해 상영조건은 좋은 편이다.

영화의 화제성이 큰 만큼 관객들의 발걸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운영에 어려움을 겪은 독립예술영화관 입장에서는 극장 홍보와 함께 경영 개선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렇게 상영돼도 국내 전체 스크린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해 어떤 면에서는 좋은 기회일 수가 있다.

적의 적은 동지인가?

 영화 <옥자>의 한 장면. 멀티플렉스에서 볼 수 없게 되면서, 특수를 노리려는 독립영화관들 때문에 다른 독립영화들이 피해를 보게 생겼다.
ⓒ NEW
하지만 문제는 대작 상업영화로 인해 밀려나는 독립예술영화들에 있다. 극장들이 아무리 다른 영화들이 상영기회를 뺏기지 않도록 배려하겠다고 했으나 타격이 불가피하다. 일일 상영 횟수의 최소 절반 정도를 <옥자>가 차지하면서 다른 독립영화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최근 작품을 개봉한 한 다큐멘터리 감독은 "560억 들여 만든 <옥자>가 독립영화인가? 대기업 멀티플렉스와 싸운다고 우리 편인가? 적의 적은 동지인가?"라며 거대 상업영화가 독립영화 스크린을 차지하는 데 우회적인 유감을 나타냈다.

<터치> <사랑이 이긴다> 등을 연출한 민병훈 감독은 온종일 <옥자>만 상영하는 데 대해 "예술영화전용관, 이건 아니지요"라며 "<옥자>로 수많은 독립영화는 운다. 독립영화건, 예술영화건 이런 상영 스케줄을 본 적 없다. 창피하다"고 비판했다.

<옥자>의 독립예술영화 스크린 장악과 극장들의 지나친 밀어주기는 대기업 멀티플렉스가 대작 영화에 스크린을 상영기회를 대폭 밀어주는 것과 닮은꼴이라는 점에서, 극장들 입장에서도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어 보인다. 대기업 극장들이 관객의 요구를 이유로 스크린 독식 불가피를 역설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록 일부이기는 해도 같은 행태를 답습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대기업 멀티플렉스 극장에서 홀대받는 저예산 독립예술영화들이 정작 독립예술영화관에서도 밀려나는 모양새가 되고 있어, 독립예술영화관의 <옥자> 상영은 양날의 칼로 작용할 전망이다. 운영 수익 개선이 기대되는 한편으로, 울상 짓는 독립예술영화들 사이에서 극장들의 고뇌가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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