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 배정남 "믿었던 매니저에 사기당해..밑바닥 봤다"

조연경 2017. 5. 26.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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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조연경]
스타성이 있는 사람은 언제든 주목받기 마련이다. 180cm에 못 미치는 키로 한국 패션계를 주름잡으며 톱모델로 발돋움 했던 배정남(35)이 약 10년 뒤 주목받는 배우로 성장했다.

"하늘이 내려 준 기회"라 표현할 만큼 배정남의 배우 인생은 영화 '보안관(김형주 감독)' 전·후로 나뉠 전망. 홍보 차 출연한 MBC '라디오스타'를 통해 입담까지 터뜨린 그는 '제2의 배정남 전성기'를 알리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부모님의 이혼, 믿었던 매니저의 사기, 친한 동료의 죽음은 배정남을 무너지게 만들기 충분했지만 그 때마다 긍정의 마인드로 버텨냈고 드디어 빛을 발할 운명의 시기를 맞았다.

패션계·연예계를 넘나드는 인맥은 배정남의 자랑이자 보물. 강동원의 오랜 절친으로만 언급되던 그는 배우 배정남으로 자신의 이름을 걸고 미(美)친 행보를 선보일 준비를 마쳤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 한창 잘나가던 시절 공백기가 있었다.

"어릴 때 서울에 올라와서 '빨리 성공해야지!'라는 마음이 컸던 것 같다. 엄청 큰 회사에서 러브콜이 막 들어왔다. 싸이더스·나무엑터스 등 많았다. 싸이더스 이적으로 80% 정도 마음이 굳혀졌을 때, 모델 회사에서 나보다 먼저 나간 매니저 형이 있었는데 전화가 왔다."

- 의리를 택한 것인가.

"'큰 회사가면 너까지 케어 못 해준다'는 식으로 날 꼬셨다. 갈등을 많이 했다. 나도 들뜨기만 했지 뭘 제대로 알았겠냐. 싸이더스 본부장님에 대표니까지 만나 상의를 했지만 도저히 형을 외면할 수 없겠더라. 큰 것 다 버리고 '열심히 잘해 봅시다'라면서 형 손을 잡았다."

- 힘들지 않았나.

"일단 사무실조차 없었다. 나로 인해 시작한, 나 하나있는 회사였던 것이다. '사무실 구할 때까지 우리집 와 있어요'라고 했고, 점점 우리 집이 사무실이자 그 형 집이 됐다. 진행 과정을 물어보기도 좀 그러니까 일단 기다리자는 생각이었다."

- 그 후에도 일이 잘 안 풀렸나.

"오디션을 봤는데 '드림'이라고 한일합작 드라마 주인공을 땄다. 둘이 손 붙잡고 '됐다! 됐다!' 하면서 울었지.(웃음) 5~6개월 동안 진짜 열심히 준비했다. 어릴 때 친구들도 다 서울로 올라 오라고 했다. 노는 형님 불러서 로드매니저 시키고 스타일리스트 시키고 그랬다. 나 믿고 온 것이다. 근데 드라마가 무너졌다. 그리고 매니저가 도망갔다. 처음 멘붕이라는 것을 겪었다."

- 사실상 사기 아닌가.

"이런 말을 써도 될지 모르겠지만 사람이 맛이 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제대로 느꼈다. 데리고 온 식솔들은 있지 진짜 어질어질 하더라. 의욕도 없고 인생 다 산 것 같고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러다 딱 한 달이 지났을 때 그런 생각이 들더라. '그래, 잘 됐다. 내가 드라마까지 성공해서 쭉쭉 올라갔다가 혹여 작은 사건 이 터져 무너졌으면 아예 못 일어났다'. 너무 힘드니까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되더라. 돈 주고도 못 살 경험을 했다."

- 어떻게 다시 일어났나.

"통장에 딱 10만원이 있었는데 형님들과 3만원씩 나누면서 의기투합을 했다. 4평짜리 오피스텔에서 쇼핑몰을 시작했다. 죽으란 법은 없는지 쇼핑몰이 생각보다 잘 됐다. 나중에는 오히려 친구들을 더 불렀다. 와서 포장하라고.(웃음) 그 좁은 집에서 5명이 같이 살았다. 근데 너무 행복했다. 희망도 생기고. '지금 안 급하니까 일단 열심히 일하자. 그럼 다시 연기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버텼다. 6개월 동안 사람도 안 만났다. 그 좌절이 지금의 나를 만든 힘이다."

- 사람을 보는 눈도 달라졌을 것 같다.

"처음 올라왔을 땐 서울사람 다 믿었다. 잘해주면 다 은인 같았다.(웃음) 사기 당하고 뒤통수 맞고 오갈데 없어 지니까 내 사람 아닌 사람이 구분 되더라. 가장 생각나는 사람은 고(故) 이언 형이다. 힘들 때 자기 반지하에 들어오라고 했던 형이다. 너무 고마웠다. 그 형에게 보답 못한 것이 여전히 한이다."

- 그래서 빚을 갚아야 할 사람이 많다고 한건가.

"얹혀 살 팔자인지 다 커서도 이리저리 얹혀 살았다.(웃음) 감동적인건 그 때 날 도와준 사람들이 엄청 많다는 것이다. 조금만 잘 되면 형님들부터 떠오르고 조금이라도 베풀려고 한다. 뿌듯하더라. 천천히 더 잘 갚아줘야지. 내가 잘 되니까 진심으로 축하해 주는 친구들도 있다. 본인들이 더 좋아한다. 세상엔 아직 좋은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다."

- 안정적인 가정을 꾸릴 생각은 없나.

"개 한 마리 잘 키우고 있다.(웃음) 좀 더 기반을 다져놓고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임자다' 싶으면 당연히 진지하게 만나겠지만 아직은 아니다. '나 언제 결혼할거야'라고 염두해 두고 살지는 않는다."

- 다양한 활동을 기다리고 기대하는 팬들이 많다. 예능에서도 자주 볼 수 있을까.

"과거에는 신비주의로 가고 싶었다. 그냥 멋있어 보였다. 지금은 아니다.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 출연하고 싶고 예능도 열려있다. 한복을 좋아해서 사극도 한 번 도전해 보고 싶다."

- 새로운 목표·포부도 생겼을 것 같다.

"내가 그렇게까지 말 할 정도의 사람이 됐는지 모르겠지만 연기하는 자체가 좋다. 그리고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래서 그냥 뭐든 열심히 하고 싶다. 이제 시작이다. 처음 모델로 데뷔했을 때 느낌, 그 기분으로 정직하고 거짓없이, 가식없이 제2의 인생을 시작해 볼까 한다."

조연경 기자

사진=김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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