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중토크③] 김의성 "여자친구와 같이 살지만, 결혼 계획 無"

김연지·조연경 2017. 5. 2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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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김연지·조연경]

배우 김의성(52)과 악역은 떼려야 뗄 수 없다.

10 여 년 공백 후 악역으로 재기에 성공, 대중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악역으로 제53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영화부문 남자 조연상도 수상했다. 영화 '부산행'에서 좀비 보다 더 징글징글한 용석 역으로 열연, 생애 첫 백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김의성은 1987년 극단에서 연기를 시작해 1988년 '성공시대'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주연도 맡고 더 승승장구 하던 찰나, 1999년 돌연 영화계를 떠났다. 공백이 있었고, 2011년 '북촌방향(홍상수 감독)'으로 복귀 했다. 어렵게 다시 시작했지만, 솔직한 성격이 때때로 비수가 되어 그를 공격했다. 정치, 사회, 연예계 등 분야를 막론하고 거친 발언을 쏟아내 논란과 이슈의 중심에 여러번 섰다. 하지만 배우는 연기로 얘기하는 법. 임팩트 있는 캐릭터와 연기로 충무로에서 우뚝 일어섰다.

인생에 많은 굴곡을 겪어서일까. 세월의 흐름과 나이 때문일까. 취중토크를 위해 만난 김의성에게선 '의외로' 뾰족함을 찾을 수 없었다. 말투는 건조해도 날 선 느낌은 아니었다. 정중하고 젠틀했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 공식 질문입니다. 주량은 어떻게 되나요.

"술 그렇게 많이 안 마셔요. 그저 어느 정도 먹으면 먹기 싫어지는? 그런 느낌이 오는 것 같아요. 굳이 따지자면 소주 한 병 반 정도 되는 것 같네요."

- 인터뷰는 많이 안 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취중토크도 처음이죠.

"제 느낌으로는 되게 많이 했어요. 최근에 들어서 좀 안 했죠. 한 2~3개 정도 했을까요? 오늘은 술 마신다고 해서 나왔습니다. 하하."

- 이달 초 '53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남우조연상을 수상하셨어요. '백상'에서는 첫 수상인데.

"예상을 못해서 당황스러웠어요. 끝나고 나서 왜 상을 받았는가 고민 했습니다. 백상이 좀 더 다른 무게로 다가오기도 하고 '이제 정점인가? 뭐가 없나?' 이런 생각도 하고요.(웃음) 하지만 상은 연기에 점수를 매겨 점수가 제일 높은 사람에게 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여러 가지 조건이 돼 주신 것 같다고 편하게 생각하기로 했어요. 연기를 본격적으로 다시 시작한지 6년 정도 됐는데 그 동안 열심히 일한 것에 대한 존중, 인정이라 생각해요."

- 이름이 호명된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은 누구였나요.

"저는 바로 옆에 앉아있던 배성우씨가 떠올랐어요. 친구 같은 선후배이기도 하고 같은 회사에 있기도 하고요. 뭐랄까 제가 미안한건 아니지만 미안한 생각도 들었죠."

- 축하도 많이 받으셨을 것 같은데 기억에 남는 메시지가 있나요.

"어머니께서 ‘너는 예전부터 자랑스러운 아들이었다.’ 이렇게 얘기해주셨어요."

- 이번 수상이 앞으로 배우 김의성 인생에 어떤 의미로 남게 될 것 같은가요.

"이 상을 계기로 관객들, 대중들을 조금 더 바라보게 되는 배우가 될 것 같아요."

- 최근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에 새 둥지를 텄죠..

"혼자 반 년 정도 일했었는데 외로움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이정재씨의 다정함과 세심함, 그리고 정우성씨의 정의로움, 현명함. 하정우의 멋짐에 끌렸죠. 나이는 저보다 어리지만 신뢰하고 존경할 수 있어요. 함께 우정도 나누고 일도 같이 하면 멋질 것 같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

- 아티스트 컴퍼니에선 배우마다 부르는 직함이 있다고요.

"처음에 와보니깐 배우들끼리 대표, 이사라고 부르는 게 재밌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이렇게 저렇게 직함을 붙여봤는데 다들 재밌어하더라고요. 지금은 정사장(정우성). 이부장(이정재), 하과장(하정우), 배팀장(배성우), 김계장(김의성) 이렇게 있어요."

- 소속사 없이 활동하셨던 이유도 있을텐데요.

"'회사라고 하는 것이 나에게 필요한가?' 싶었어요. 없을 땐 불편했죠. 하지만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남에게 너무 많이 돈을 주는 것 같아요. 그 만큼 나에게 해주는게 없는데!(웃음) 출연 계약도 직접 이야기 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했죠. 거절도 직접 하는 것이 편하고요."

- 출연료 책정은 어떻게 했나요.

"계산표를 만들었어요. 기본적으로 회당 제 일당을 적어요. 그리고 회차를 곱하죠. 여기에 영화 규모가 변수로 들어가요. 30억~50억짜리면 곱하기 1, 80억짜리는 곱하기 1.3. 100억 이상은 얼마 더… 이렇게요. 대신 10억 이하 영화는 아주 많이 깎아주죠. 또 하나는 1회~5회차까지는 일당의 1.5배. 그 이상은 75%만 받고 더 길어지면 많이 써주는 것이니까 또 깎아 줘야죠. 어디든 써 먹을 수 있어요."

- 들어오는 시나리오도 모두 직접 체크 했나요.

"그럼요. 엄청 봤죠. 근데 1년으로 따졌을 때 좀 많은 것이지 몇 권 안 들어와요.(웃음) 드라마는 그냥 다 거절하고 있고요."

-거절하는 이유는 뭔가요.

"'W' 같은 드라마를 만나는 것은 쉽지 않은 일 같아요. 특히 제 나이에. 드라마 제작 환경이 좀 터프하니까 '뭔가 잘 알고 믿고 편하게 일할 수 있는 팀, 작가, 감독들과만 해도 충분하겠다'는 생각이 있죠. 1년에 두 편씩 꼭 해야 하거나 하고 싶은 것도 아니니까. 오랫동안 영화를 하고 싶고, 영화 중심으로 일하고 싶어요."
- '부산행'은 '1200만 공약(돌파시, 마동석에게 명치를 세게 맞겠다)'이 화제를 모았죠.

"절대 안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말한거죠. 그 공약을 걸었을 땐 이미 900만 명이 넘어갔을 때였어요. 1000만, 1100만까지는 넘을 줄 알았지만 1200만 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했죠. 선수들은 다 알잖아요. 근데 예상보다 빨리 수치가 올라가고 떨어지지 않아서 '혹시?' 싶었죠. 그 때 되게 쫄았어요.(웃음)"

- 연속적으로 센 캐릭터를 맡은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요.

"약한 것도 들어왔는데 안 한거죠(웃음). 작품보다는 캐릭터를 신경쓰는 편이에요. '어떤 캐릭터가 좋은 캐릭터냐. 어떤 캐릭터가 좋으냐'라고 묻는다면 제가 주연배우가 아니잖아요? 결국은 이야기에 영향을 미쳐야 하는거죠. 그게 제일 중요해요. 그렇다는 이야기는 주인공에게 영향을 끼치느냐와 연결되겠죠."

- 어린 배우들과도 많이 친하죠. 비결이 있을까요.

"제 스스로 위·아래가 없다고 생각하니까요. 아무리 어려도 저한테 호칭을 선생님이라고만 안 부르면 돼요. 설리는 저를 '의성씨'라고 불러요. 설리는 우연히 어떤 친구 술자리에서 소개받아 봤는데 너무 좋아서 친구가 됐어요. 자주 보고 같이 술마시고 놀고 그랬죠. 설리는 친구예요. 지금까지 저에게 한 번도 '선배, 오빠'라고 말한 적 없어요. 항상 '의성씨'라고 불러요. "

- 긴 공백기가 있었죠. 이후 다시 '배우를 해야겠다'라고 생각하게 된 원동력은 뭔가요.

"일을 쉴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되게 힘든 시간을 갖기도 했었고. 2011년 초가 그런 시기였는데 경제적으로는 엄청 힘든데 내적으로는 굉장히 좋은, 언밸런스한 시기의 마지막에 아버지의 죽음이 기다리고 있었어요."

- 아버지가 연기하길 원했나요.

"아버지는 평생을 실패하면서 산 사람이었어요. 저에게 기대가 컸어요. 어릴 땐 '공부해라', 대학 가서는 '데모하지 말아라', 배우 한다고 했을 땐 '미쳤냐', 직업배우가 된 후에는 '왜 PD들에게 인사하러 안 다니냐'. 평생을 제일 싫어하는 이야기만 하셨죠. 돌아가시기 전 날 병실 침상 위에서 '야, 재미있게 살아라'라는 말씀을 남기셨는데 그게 저에겐 유언이 됐어요. 그 결과가 배우를 다시 시작하는 것이었고요."

- 마음가짐도 달라졌겠네요.

"전에는 날카롭고 불만이 많은 청년이었어요. 항상 '난 여기에 속해있지 않아. 여기보다 더 좋은 곳에 있어야 하는 사람이야. 나에게 더 잘 맞는 곳이 있을거야'라고 생각했죠. 지금은 이 곳이 제일 좋아요. 인생의 어느 시기로도 되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 아버지가 봤다면 많이 좋아했을 것 같아요.

"뭐 팔팔할 땐 나에게 그런 힘을 줄 수 있었던 분이 아니라. 그건 아버지 잘못이죠. 진작에 용기를 줬어야지(웃음) 우리 아버지도 그런 명예 되게 좋아하는데. 상 받았을 때도 아버지가 진짜 좋아하셨을텐데' 생각했어요."

- '다시 해야겠다' 다짐하고 가장 먼저 찾아갔던 사람은 누구인가요.

"옛날에 같이 운동권에서 연극했었던 선배 중에 MBC PD가 있어요. 지금은 CP겠죠? 그 분을 찾아갔어요. KBS에도 한 명 있었어요. '배우 다시 하고싶다. 도와달라' 근데 아무도 안 도와줬어요.(웃음) 생각해 보면 그 때의 저를 쓰려면 무리를 해아 하는데 그 직장인들은 무리를 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아요."

- 실질적으로 도움이 됐던 분은요.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내 손을 잡아줬어요. 아. 제일 먼저 의논했던 사람은 권해효 배우네요. 그 때 지금까지 같이 일했던 소속사 대표도 만났죠. 근데 막막했어요. 1년동안 아무 일도 못했으니까. '택시를 해 볼까. 대리운전을 할까' 고민도 했었고요."

사진=영화 `북촌방향` 포스터

- 2011년 홍상수 감독의 '북촌방향'으로 복귀했죠. 홍상수 감독의 연출 방식은 어떤 것 같나요.

"감독에 대한 존경심은 감독님 작품에 출연한 다른 배우들만큼 많지는 않아요. '이거 재미있는 작업이다' 생각하는 정도죠. 하지만 관객의 입장에서 예술가 홍상수는 너무 존경해요. 정말 어마어마해요. 그는 어떤 예술가와 부딪쳐도 싸울 수 있는 사람이에요. 고흐 이런 사람들과 같이 싸울 수 있는 수준의 예술길을 걷고 있다고 봐요."

- 예민한 질문일 수 있지만, 여쭤볼게요. 홍상수 감독 영화를 많이 했고, 친분이 있잖아요. 일련의 이슈들을 보면서 어땠나요.

"아뇨. 전 안 예민해요. (기사) 쓰셔도 괜찮아요. 우선 김민희 씨가 베를린에서 상('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여우주연상 수상) 받은 것이 너무 기쁘고, 감독님은 그 대상이 누가 됐건 나이 먹고 나서 다시는 없을 것 같았던 떨리는 연애, 사랑을 다시 하게 된 것이 부러워요. 그 밖에 개인사·가정사 이런 것에 대해서는 제가 언급할 일은 아닌 것 같고요. 치러야 할 대가도 알고 있었겠죠. 한국은 특히 그 대가를 필요 이상으로 치르는 나라니까요."

- 긍정적 입장이네요.

"두 사람이 사랑을 하고 있는데 누가 잘못했냐고 말하는 것이 너무 웃겨요. 둘이 좋아한다는데 뭘 잘못해.(웃음) 스캔들이라고 하지만 한국 대중 문화사에서는 오랜만에 터진 로맨스잖아요. '죽어도 좋다. 우리는 이대로 좋아할래'라면서 달려가는 그 모습이 예뻐요. 속사정은 어떻게 일일이 다 알겠어요."

- 트위터리안으로도 유명해요. SNS 역시 양날의 검이죠.

"했다 쉬었다 반복하고 있어요. 정치적으로 예민한 시기에는 더욱 제 손가락을 못 믿어서.(웃음) 술 마시고 쓰다가 결국 올리지 않고 지우는 경우도 많았어요. 전쟁터에 나가있는 느낌이기도 해요. 오해는 뒤따를 수 밖에 없고 그 오해까지 섞여 보여지는, 제가 어쩌면 진짜 저겠죠. '순수한 나' 이런 것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잖아요? 서운해 하거나 억울할 일은 없어요."

- 스케줄 없을 땐 주로 뭘 하나요.

"아무것도 안 해요. 가만히 저녁이 되길 기다렸다가 술을 마시죠.(웃음) 불행하게 일찍 눈이 떠져서 문제죠. 지금 여자친구랑 같이 살고 있는데 하는건 그 친구가 다 해요. 전 그저 '고맙다. 너 때문에 산다' 칭찬을 해주죠. 나이들어 만나 연령대도 저와 비슷한데 되게 좋아요. 결혼은 하지 않겠지만요. 여자친구도 지금 관계를 원해요. '오빠 마음 변하면 안돼!'라고 하니까."

-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요.

"내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사람들이 다 눈치채면 어떡하나.(웃음) 50대가 됐지만 전 아직 성장기에 있다고 생각해요. 특이하죠. '언제까지 성장하고 어떻게 천천히 내려올 것인가'에 대해서도 늘 고민해요."

- 남은 올해 계획과 새로운 목표가 있다면요.

"하반기에 영화 ‘도청’을 촬영할 예정이에요. 최동훈 감독과 함께 작업하는데 큰 영화에 중요한 역할을 맡게 돼 흥분도 되고 걱정도 되네요. 지금까지는 '자유로운 배우가 되겠다, 즐겁게 일하겠다'는 생각이었다면 이제는 이 영화 산업에서 배우라는 존재로서의 책임감, 무게를 느끼지 않을 수 없게 된 것 같아요. '어떤 좋은 것들을 나눌 수 있을까' 더 고민하게 될 것 같아요."

김연지·조연경 기자 사진=박세완 기자 영상=이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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