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전인권, 또 다른 곡도 표절 의혹..들국화 3집 '우리', CCM '주를 찬양하며'와 유사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입력 2017. 4. 27.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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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발표곡 ‘걱정말아요 그대’의 표절시비를 겪고 있는 가수 전인권과 관련해 또 한 곡의 표절 의혹이 제기됐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전인권의 노래가 유명 CCM(컨템포러리 크리스천 뮤직·기독교 음악)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CCM곡의 제목은 ‘아이 저스트 원 투 프레이즈 유(I just want to praise you·이하 주를 찬양하며)’이고 이 곡과 유사하다는 의혹이 나온 곡은 1995년 발매된 밴드 들국화의 3집 음반에 수록된 노래 ‘우리’다.

가수 전인권이 지난 18일 서울 광화문 한 카페에서 경향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이석우기자 foto0307@kyunghyang.com

이 커뮤니티에 노래를 올린 누리꾼은 “이 CCM곡은 교회를 다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알 수 있는 굉장히 유명한 곡”이라고 소개하며 두 곡을 나란히 올렸다. 이 곡의 의혹은 최근 전인권과 관련해 불거진 표절 시비에 이어 제기된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스포츠경향’이 이 두 곡을 입수해 작곡가와 CCM 평론가, 교수, 법조인 등 다양한 전문가들에게 비교를 의뢰한 결과 ‘유사하다’는 의견의 답변을 다수 확보할 수 있었다.

서울장신대학교 예배찬양사역대학원 안찬용 교수는 ‘스포츠경향’에 “반복되는 패턴과 선율이 유사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과거 ‘우리’라는 곡을 두고 CCM 아티스트들 사이에서 ‘주를 찬양하며’와 비슷하다는 의견이 오고가곤 했다”고 말했다. CCM 전문 추연중 칼럼니스트 역시 “8마디의 멜로디와 코드 진행에서 유사성이 발견된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음악 전문가들 역시 유사성을 언급했다. ㄱ씨는 “원곡의 악보가 없으나 굉장히 유사하게 들린다”고 언급했고, ㄴ씨 역시 들국화의 ‘우리’와 같은 키로 ‘주를 찬양하며’의 음정을 변환한 파일도 제시하며 “두 곡이 코드 진행 뿐 아니라 많은 부분에서 상당히 유사하다”는 의견을 전해왔다.

전인권 키(B)에 맞춰 변환한 노래

원곡

들국화의 ‘우리’

‘주를 찬양하며’는 1984년 CCM 전문 음악가 Arthur Tannous가 작사와 작곡을 맡은 곡으로 ‘Thankyou Music’에서 저작권을 갖고 있다. 국내에 공식적으로 ‘주를 찬양하며’로 번안된 시점은 2000년이다. 들국화의 ‘우리’는 저작권협회 조회 결과 작사, 작곡가가 전인권으로 돼 있으며 1995년에 발매된 것으로 명시돼 ‘주를 찬양하며’와는 11년의 기간 차이가 있다.

‘우리’는 ‘기분전환’ ‘분명하게’ ‘돌아봐 여기’ 등의 노래와 함께 들국화의 3집에 실렸으며 이후 2001년 개봉한 배창호 감독, 안성기, 이미연, 이정재, 정준호 주연의 영화 <흑수선>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수록곡으로 쓰이기도 했다.

‘주를 찬양하며’와 ‘우리’의 유사성 논란은 앞서 불거진 ‘걱정말아요 그대’와 독일 가수 블랙 푀스의 ‘드링크 도흐 아이네 멧(Drink doch eine met)’ 건과 마찬가지로 법리적으로 확정되기까지는 많은 검증과정을 거쳐야 한다. 우선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표절 관련 법적 해결이 저작권자의 신고를 통해서 조사가 시작되는 친고죄이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태승의 윤예림 변호사는 “음악저작물의 표절(저작권 침해)인지를 판단하기 위해 법원은 ‘실질적 유사성’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면서 “음악저작물은 가락, 리듬, 화성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실질적 유사성을 가리는 핵심은 가락”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논란이 된 ‘우리’의 경우는 이러한 법원의 판단기준을 놓고 보자면 표절(저작권 침해)로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하지만 법원에서 민, 형사상 판단을 받을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높지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스포츠경향’은 이 논란에 대해 전인권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본인은 물론 매니저에게도 연락이 닿지 않았다. 전인권은 앞서 지난 26일 ‘걱정말아요’의 표절 의혹이 제기되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나는 표절 안 해요. 마음대로 생각하세요. 괜찮아요”라는 글을 올렸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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