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전인권 '걱정말아요 그대' vs 독일노래, 전문가가 악보로 비교해 보니..
가수 전인권이 표절 시비에 휘말렸다.
전인권이 지난 2004년에 발표해 지난 2015년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에도 수록돼 인기를 끌었던 노래 ‘걱정말아요 그대’가 26일 1970년 독일에서 활동한 가수의 노래와 비슷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걱정말아요 그대’가 독일의 그룹 블랙 푀스(Black Fooss)의 노래 ‘드링크 도흐 아이네 멧(Drink doch eine metㆍ한잔 같이 하자)’와 유사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실제 첨부된 영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온라인으로 퍼지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 ‘스포츠경향’이 음악 전문가에게 의뢰해 새롭게 작성한 블랙 푀스의 노래 악보와 전인권 노래의 악보를 비교해본 결과, 비전문가가 보더라도 비슷한 구석이 많았다. 이에 대해, 악보를 작성한 전문가는 “80% 이상 같다고 봐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 두 곡을 들어봤을 때, 표절이라기보다 거의 번안곡 수준의 곡이라 할 수 있다”며 “일반적으로 표절이라고 함은 8마디 이상 똑같이 베꼈을 때 표절로 간주할 수 있으나, 이 곡은 전체적인 곡의 흐름과 멜로디 코드 진행이 거의 90% 이상 싱크로율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반부 노래에서 고조(후렴)으로 넘어가는 부분의 멜로디 진행은 작곡가마다 주관적인 부분을 배제할 수 없으나 일반적인 한국 가요를 작곡함에 있어 많이 쓰여지지 않는 코드와 멜로디 진행이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또다른 음악 전문가는 역시 “표절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표절에 대한 개념이 희박해 벌어진 일이다. 들어보면 표절임을 알 수 있다. 법적으로 어떤 판단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른다. 그런데 음악 하는 사람으로 들어봤을 경우, 표절이 아니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인권 측은 의혹을 전면적으로 부인하고 나섰다. ‘스포츠경향’은 관련 내용을 묻기 위해 전인권과 직접 전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블랙 푀스의 노래는 1972년 발표돼 현지에서 인기를 끈 곡이다. 전인권이 작사·작곡한 ‘걱정말아요 그대’는 2004년 발표 이후 2015년 드라마 OST에 이적의 가창으로 삽입돼 다시 큰 인기를 누렸다. 전인권은 광화문 촛불집회에서 이 노래를 여러 번 불러 호응을 얻었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태승의 윤예림 변호사는 ‘표절’에 대해 “저작권 침해에 대한 판단은 실질적 유사성이 있는가, 의거성이 있는가를 따져야 한다”며 “실질적 유사성이란 두 작품이 상당한 정도로 비슷하다는 것을 판단하는 기준이며, 의거성이란 침해물이 타인의 저작물을 접하고 이를 이용하여 만들었다는 것을 판단하는 기준이다. 의거성을 판단하기 위해서 침해물이 완성되었을 당시 창작자가 타인의 저작물을 접했을 가능성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Black Fooss - Drink doch eine met (공연 라이브)
전인권 라이브 영상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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