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식 "대선 후보들, 제 영화 보고 반성하시길"

김시균 2017. 4. 25.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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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시퀀스부터 한 방 먹은 느낌이었다.

"내~가 잘할게! 아, 내~가 잘할게!" 영화 '특별시민'(26일 개봉)에서 서울 3선 시장에 도전하는 정치인 변종구로 분한 배우 최민식 얘기다.

― 그 정도 언변이면 대선후보 토론 나가도 되겠더라.

― 대선 후보들이 이 영화 보고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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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욕 눈먼 시장역 열연..인간의 욕망과 그 이면 그려
"늘 새로운 캐릭터 연기하고파"

26일 개봉 '특별시민' 주연 영화배우 최민식

오프닝 시퀀스부터 한 방 먹은 느낌이었다. 한가득 무게 잡는 연기를 예상했으나 완전히 빗나갔다. 그는 랩을 뱉고 있었다. 검은색 힙합 모자를 돌려 쓴 채 이렇게 흥얼대는 것이었다. "내~가 잘할게! 아, 내~가 잘할게!" 영화 '특별시민'(26일 개봉)에서 서울 3선 시장에 도전하는 정치인 변종구로 분한 배우 최민식 얘기다. 최근 서울 삼청동에서 만난 그와의 인터뷰는 이 뜻밖의 랩 공연 장면에서 시작됐다.

― 첫 신이 파격적이었다. 다이나믹듀오와 랩 공연을 할 줄이야.

▷ 무리하게 발광 한 번 떨어봤다. 처음엔 김창옥 교수와 청춘토크를 하려 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밋밋하더라. 은경(심은경)이가 "저요!"하고 손 들더니 "당신, 쇼하지마라. 소통 안 하면 고통이 온다"고 지적하는데, 이런 말 들으려면 좌우지간 한바탕 쇼를 보여줘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제안했고, 곧바로 후회했다.(웃음)

― 권력욕에 잠식된 인간의 초상이 그려진다. 당신에게도 비슷한 욕망이 있나.

▷ 변종구 같은 욕망은 아니지만, 내 나름 샘솟는 욕망이 있다. 새로움에 대한 욕망이랄까. 새 장르, 새 인물에 대한 욕망이 점점 커진다. 전에는 수동적으로 기다렸다면 이제는 그 반대다. 술자리에서도 이런 얘기는 어때, 저런 얘기는 어때, 의견을 더 적극 개진한다.

― 그런 자세를 갖게 된 분기점이 있나.

▷ 대략 '범죄와의 전쟁'(2011) 때부터였나. 이유는 모르겠는데 그 후로 더 그렇게 됐다. 다작하겠다는 건 아닌데, 뭔가 깊게 파고 싶어졌다. 이번에 변종구도 관록의 정치인을 표현한다는 게 부담되면서도 매우 도전적으로 다가왔다.

― 변종구는 복합적인 캐릭터다. 색깔로 치면 회색이랄까. 표현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 그간 연기해온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연기할 때 나는 대표성을 띠는 게 뭐가 있을지 생각해본다. '악마를 보았다'(2010)의 장경철에겐 그게 '콤플렉스'였다. '특별시민'의 변종구에겐 '말'이었다. 정치인에게 강력한 무기는 '말'이지 않나. 연설도 해야 하고.

― 실제로 극중 연설 장면이 실감 나더라. 그 순간은 정말 정치인 같았다. 그 긴 연설문을 직접 작성했다고?

▷ 촬영 전날 밤을 새웠다. 쓰고 지우고를 반복하니 잠을 못 잤다. 그런데 입에 안 붙는 거다. 연습 못하고 쓰기만 했으니 그럴 수밖에. 편집으로 커버할 수 있었지만 그 상황을 못 견디겠더라. 내가 불만족스러운 거지. 무더운 여름날이었는데, "정말 미안하지만 한 번만 다시 찍자"고 부탁했다. "내~가 잘할게!"하면서(웃음). 그렇게 연설문을 7~8분짜리로 줄이고 아주 독하게 달달 외워 재촬영했다. 사석에서 말하듯 유머 있게 시작해 그간의 정치 역정을 보여주다가, 달리는 말은 말굽을 멈추지 않는다는 '마부정제'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마무리한 거지.

― 그 정도 언변이면 대선후보 토론 나가도 되겠더라. 며칠 전 대선토론 봤나. 나갔으면 다 이겼을 것 같다.

▷ 아니, 그게 보려고 했는데 그날 소주 먹고 퍼질러 자서…. 너무 피곤했다.

― 개봉 시점이 대선 두 주 전이다.

▷ 작업 끝내고 보니 이렇게 됐다. 대한민국이 어마어마한 격랑의 소용돌이 속에 던져질 줄 상상이나 했겠나.

― 대선 후보들이 이 영화 보고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 정말 볼까? 글쎄, 보신다면 보셔야지. 뭐, 각자 알아서 반성하실 부분이 있으면 반성하시고 그러면 되지 않을까(웃음).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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