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소년' 박보영 "데뷔 초, 사기도 당했죠" [인터뷰]

박지련 기자 입력 2012. 11. 4. 20:34 수정 2012. 11. 4.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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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박지련 기자] 실패하지 않는 사람들 중에는 긍정적인 성격이 많다. 그들에겐 아예 실패라는 개념이 없기 때문이다. 어려운 일에 부딪히더라도 다음에 더 잘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고민하는 시간을 아껴 행동한다. 그리고 배우 박보영(22)이 그랬다.

박보영은 어린 나이에 연예계에 발을 내디뎠다. 그렇기에 좋았던 일도 안 좋았던 일도 많았다. 그러나 그녀는 배워가는 과정이기에 괜찮다고 웃는다. 누군가의 눈에는 아쉬운 결과라도 그녀에겐 의미 있는 일이었다고. 영화 '늑대소년'(감독 조성희, 제작 (주)영화사 비단길)으로 만난 박보영은 무엇이든 감사하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연기에 목말라하는 배우였다.

"장르나 캐릭터에 욕심이 많아요. 원래 성격이 호기심이 강해 그런가 봐요. 해보고 싶은 게 많거든요. 당장은 밝고 명랑한 역할을 하고 싶어요. 캔디 같은 인물. 제가 똘망똘망한 반장도 미혼모도 희생적인 언니도 해봤는데. 정작 구김살 없는 캔디는 해본 적 없더라고요."

박보영은 일견 전형적 캐릭터로 보이는 캔디가 욕심난다고 밝혔다. 오히려 그런 역할을 해본 적 없기 때문이다. 이어 영화가 아닌 드라마로 선보일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무래도 어린 동생의 이미지가 강하기에, 이를 살린 캐릭터가 브라운관 너머로 받아들여지기 쉬우리란 생각에서다.

"과거에는 동안 이미지를 고민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순리대로 두려고요. 어려 보이기 때문의 장점도 있잖아요. 무엇보다 오늘부터 성숙해보이려 한다고 그리 보이진 않으니까요. 얼굴에 세월이 묻어난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무리하진 않으려고요."

박보영은 분명 어린 배우다. 그러나 또래와 비교해 너무 어려 보이기도 하다. 이는 본인에게도 고민일 거다. 하지만 그녀는 사뭇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변신에 욕심은 나지만 흐름을 따르겠다는 것이다. 다만 언젠가 영화를 통해 이미지 변신은 꾀하고 싶다며 시원스레 웃었다.

"제가 배우가 될 거라곤 상상도 못했어요. 중학교 때 영상동아리에서 마네킹 역할이 제 첫 연기거든요. 그때 선배들이 돈이 없어서 저와 친구에게 공주 옷 입고 숨도 쉬지 말라 했던 거요. 이후에도 하나의 놀이 같았어요. 방과 후에 소소히 모여 만들고 꾸미고 떠드는 것들이요."

처음이란 남다른 의미다. 누구에게나 무언가를 시작하는 계기란 중요하다 박보영에게 연기의 시작은 즐거움이었다. 스스로의 과거를 시골 아이라고 소개하던 그녀는 신기했다고 고백했다. 영상으로 구현되는 세계와 그 세계를 만드는 사람들이 별나라 같았다고 회상했다.

"뭐가 뭔지 몰랐지만 연기가 좋았어요. 그러다 길거리 캐스팅을 당했죠. 그런데 알고 보니 사기더라고요. 여러 친구들이랑 수업하려 기다리면 술 취한 선생님이 들어오시고. 그때 아버지께 너무 죄송했어요. 아빠 월급과 맞먹는 돈을 수업료로 냈는데, 수업이 그래서요."

하마터면 불효녀가 될 뻔한 박보영, 그러나 다행이다. 그녀는 지금 제법 알아주는 배우다. 이에 그녀의 부친도 기뻐하신다며 행복해 했다. 직업 군인이지만 가정에서는 너무 자상하던 아버지시란다. 그녀의 티 하나 없는 사랑스러움이 어디서 기인했는지 알 것 같았다.

"반항기요? 없었어요. 물론 저도 섭섭할 때가 있었죠. 제가 둘째라 언니 옷 물려 입었거든요. 반면 동생은 저랑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 뭐든 새 거였어요. 집에서 귀여움도 독차지했고요. 그런데 언니가 꽤 반항하고 굉장히 혼났거든요. 그 모습이 너무 무서워 조심했죠."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조용한 사춘기를 보냈다고 한다. 그런데 박보영이라고 질풍노도의 시기를 안 건넌 게 아녔다. 성인이 되고서야 반항기가 시작됐다고. 그녀는 커서 겪는 사춘기가 더 위험하다고 도리질을 쳤다. 여차하면 집 나간다는 게, 말이 아닌 행동으로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아주 순종적이죠. 쉴 때도 집에서 쉬어요. 책도 읽고 DVD도 보고. 최근에는 블록 쌓기에 취미를 붙였어요. 짧게는 집중해도 길게는 포기하고 마는 얄팍한 인내심으로 조그만 것만 하죠. 그러다 목에 무리가 가서 한의원을 갔지만요. 한 번 시작하면 놓을 수가 없어서요."

참 해맑다. 꾸밈이 없어 도리어 빛난다. 이렇게 천진난만한 아가씨 어디에 그늘이 있을까 싶었다. 그러다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다. 신인 시절 많이 울었다는 것.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심한 모욕도 들었다고 털어놨다.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깊은 상처를 입었다고 했다.

"많이 혼났죠. 슬픈 날들이었어요. 돌아갈 때면 못하겠다고 울기도 많이 울었고요. 아무래도 현장은 주연이 아닌 신인이나 아역배우들에겐 관대할 여유가 없으니까요. 그걸 알지만, 그래도 아프고 속상한 건 어쩔 수 없더라고요."

하지만 박보영은 '늑대소년' 기자간담회에서 가장 그리운 시기로 입문 당시를 꼽았다. 이에 그렇게 힘들었던 시기, 무엇이 그립냐고 묻자, 연기만 생각할 수 있던 마음이란다. 역할이 커지고 책임도 무거워지는 지금과 달리, 순수하게 연기를 할 수 있던 그 시간이 그립다는 것이다.

상처를 두려워하지 않고, 이것저것 계산하지 않고, 자신을 숨길지 모르는, 그런 과거란 애틋하다. 그것이 미화일지라도 지금보다 아름답게 느껴진다. 그리고 박보영은 이를 알고 있었다. 그래서 '늑대소년'의 아련함을 그토록 생생히 전달했는지도 모른다.

박보영이 송중기와 함께 그려낸 그리운 사랑 이야기 '늑대소년'은 지난 31일 개봉돼 절찬 상영 중이다.

[티브이데일리 박지련 기자 news@tvdaily.co.kr/사진=김한준 기자]

늑대소년| 박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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